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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난소 재이식, 임신 성공

중앙일보

입력

암치료 전 난소 한쪽을 떼어 냉동보존해 두었던 여성이 암에서 회복된 뒤 이를 재이식, 임신하는 데 성공했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루벵 가톨릭대학의 자크 도네 박사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인간생식-태생학학회 연례회의에서 32세의 벨기에 여성이 이같은 방법으로 임신해 현재 임신 25주째이며 오는 10월초 출산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네 박사는 이와 비슷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실제로 임신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1997년 림프암인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고 항암 화학요법을 시작하기 전 양쪽 난소 중 하나를 적출, 냉동보존시켰다. 나머지 한쪽 난소는 그대로 두었다.

2003년 4월 항암치료가 끝나고 암에서 회복되자 냉동해 두었던 난소를 풀어 그대로 두었던 난소 바로 아래쪽에 이식했다. 그로부터 4개월 후 정상적인 멘스와 배란이 시작되면서 임신이 되었다.

도네 박사는 수정된 난자가 재이식된 난소에서 온 것인지 아니면 항암치료로 손상되었다가 다시 기능이 회복되었을 수도 있는 원래의 난소에서 만들어진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미국 코넬 대학의 쿠트루크 옥테이 박사는 이 경우 그대로 둔 난소가 자연적으로 기능이 회복될 수도 있지만 임신은 재이식된 난소에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가임여성 암환자들에게 커다란 가능성을 열어 준 것으로 항암치료로 생식기능을 잃어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옥테이 박사는 말했다.

영국 '10대 암환자협회'의 사이먼 데이비스 대변인은 "놀랍고도 엄청난 뉴스"라면서 젊은 여성 암환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게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생명보호단체인 '생명'의 잭 스캐리스브릭 교수는 중요한 업적이지만 이 방법이 폐경을 인위적으로 늦추는 등 다른 목적에 이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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