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기본소득본부 vs 낙연포럼 vs국민시대…與 빅3 조직건설 전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권 대선 주자들이 외곽 조직 건설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외곽 조직은 실제 지지자를 규합하고 전국 단위로 세를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으로, 대선 주자들에겐 선거를 치르기 위해 꼭 필요한 전위조직이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문팬’이 그 화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 뉴스1

최근 가장 빠르게 세를 넓히고 있는 집단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표 브랜드 ‘기본소득’을 주창하는 ‘기본소득 국민운동본부’다. 지난해 12월 학계와 시민단체 인사 36명이 “기본소득에 동의하고 공감하는 모든 세력이 하나의 힘으로 뭉쳐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자”며 발족했다. 아직 명시적으로 이 지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낸 적은 없지만, 정치권에선 '사실상의 이재명 그룹'으로 인식한다. 발기인 중 한 명인 유승경 전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부소장은 지난달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원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기본소득본부는 지난해 12월 경남 본부 출범을 시작으로 전북ㆍ광주ㆍ강원ㆍ충남 본부를 잇따라 개설하는 등 전국으로 세를 넓히고 있다. 이달 내 대전(24일)ㆍ울산(25일) 본부가 추가로 출범하고 다음 달엔 서울(1일)ㆍ부산(3일) 본부 출범이 계획돼 있다. 전국 17개 광역단체 모두에 본부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 지사도 각 지역 본부 출범식마다 축사를 보내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이 지사와 가까운 수도권 의원은 “기존에도 ‘손가락혁명군’ 등 지지자들이 많긴했지만, '기본소득 국민운동본부'가 최근 이 지사 정책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면 아주 고무적이다. 대선에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이낙연 대표는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에 이어 당 대표를 맡으면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자발적 지지 모임이 다수 생겼다. 또 최근엔 호남을 기반으로 한 지지 그룹도 결성됐다.
 2017년 이후 네이버 밴드에 생긴 지지자 모임만 해도 ‘낙연포럼’(7500여명), ‘연사모’(3200여명) ‘여니사랑’(1700여명) 등 다양하다. 일반 시민들의 모임이지만, 단시간에 크게 회원을 늘리면서 이낙연계 현역 의원들도 이들과 소통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기 전인 지난해 1월 낙연포럼이 서울의 한 호텔에서 신년 인사회를 열자 송영길ㆍ이개호 의원을 비롯한 현역 정치인들이 여럿 찾았다.  온라인에서 조직된 이들은 지난달 이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 사면 건의 발언으로 홍역을 치르고 난 뒤 광주를 방문하자 ‘이낙연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응원에 나선 열성파다.

이밖에 오프라인상으로도 전국 17개 광역단체에 지역본부를 두고 있는 ‘정의평화포럼’이 이 대표의 지지 모임으로 꼽힌다. 또 지난해 12월엔 이 대표 지역 기반인 호남에서 ‘호남미래발전포럼’이라는 지지자 모임이 창립됐다.

이 대표와 가까운 재선의원은 “어느 한 곳을 메인 지지모임이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여러 단체가 전국적으로 있다”며 “대표가 직을 내려놓은 뒤부터 본격적으로 지지모임을 체계화하고 정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는 다른 주자들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지지그룹이 형성돼왔다. ‘국민시대’가 대표적이다. 정 총리가 10년 전인 2011년 제안해 만들어진 단체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회원 수가 5만명을 넘는다. 2012년 18대 대선 민주당 경선 당시 정세균 후보를 지지해 널리 알려졌고, 이후로도 꾸준히 지부를 확장한 결과다.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이 단체는 지난해 하반기 정 총리의 고려대 후배인 이덕춘 변호사가 맡으면서 빠르게 조직을 재건하고 있다. 지난 6일 국민시대 전북지부 3기 출범식을 열며, 신규 회원 모집에도 적극적이다. 이날 출범식엔 정 총리가 “2021년이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시대’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과 뜻을 함께하겠다”는 영상 축사를 보냈다. 또 김성주ㆍ안호영 의원, 송하진 전북지사 등도 영상 축사를 통해 힘을 실었다.

정 총리 측 관계자는 “민주당 적통인 정 총리에겐 오래전부터 지지그룹이 형성돼왔다. 국민시대의 경우 이제는 시민이 된 전직 민주당 의원들도 수십명 참여하고 있다”며 “다음 달 인천지부 2기 출범식을 여는 등 재건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