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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비트코인의 부상은 미국의 쇠퇴를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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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셔터스톡]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의 붐은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쇠퇴를 반영한다는 기고를 2월 14일자로 실었다. 기고를 한 라나 포루허(Rana Foroohar)는 "비트코인과 같은 고 변동성 암호화폐의 인기는 새로운 세계 질서의 초기 신호일 수 있고, 이 새로운 질서에는 미국과 달러의 중요성이 덜 중요해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고에서 '100년 전 독일 바이마르 시기의 황금과 비트코인 가격 변동을 비교한 결과 유사점을 발견했다'는 애널리스트 루크 그로먼(Luke Gromen)의 최신 연구를 인용했다. 다음은 포루허의 기고 전문.

약 100년 전, 10년 동안 격렬하게 상승하고 하락했던 거품 자산이 있었다. 그것을 보유한 사람들은 10년 간 다섯 번이나 투자한 돈 전부를 잃었다. 그들은 시기에 따라 엄청난 재산을 벌어 들이기도 했고 인플레이션 때문에 자산의 가치가 급락하는 것도 지켜봤다.

이 자산은 독일 바이마르 마크(Weimar mark)로 가격이 책정 된 '금'이다. 이 글을 읽고 비트코인을 떠올린 사람은 당신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애널리스트 루크 그로먼(Luke Gromen)은 바이마르 독일의 금과 오늘날 비트코인의 변동성에 놀라운 유사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결론은? 비트코인은 '마지막으로 작동하는 화재 경보기' 만큼 거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매우 큰 지정학적 변화가 있을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나는 (그의 견해에) 동의한다. 중앙은행은 지난 10년 동안 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시장에서의 가격 발견을 억제했다. 그 결과 자산 가격으로 개별 기업이나 실물 경제 전체의 건정성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비트코인처럼 변동성이 높은 암호화폐의 인기는 단순히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활성화한 거품의 투기적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미국과 달러가 덜 중요한 역할을 할 새로운 세계 질서의 초기 신호로 해석하는 것이 더 낫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4년은 미국에 대한 세계의 신뢰에 타격을 입혔다. 또한 글로벌 준비 통화로서 달러의 안정성에 대한 일부 지역의 신뢰도 약화시켰다. 1월 6일 미국 국회 의사당에 대한 공격은 그 정점이었다. 금융정책 분석가 캐런 피트루(Karen Petrou)는 최근 고객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준 쿠데타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미국 달러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 달러는 더이상 다른 카테고리 킬러 브랜드보다 영원하지 않다."

트럼프는 확실히 미국이라는 브랜드를 절하시켰다. 그러나 그는 또한 미국의 장기적인 경제 문제의 징후다. 최근 몇 년 동안 저금리와 통화정책으로 다양한 문제가 은폐됐다. 이로 인해 자산 가격은 높게 유지되었지만 부채와 레버리지 역시 높아졌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투자자 커뮤니티의 견해를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결국 어떤 면에서 독일 바이마르와 유사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 안정화를 위한 통화정책은 코로나19 이후 양적완화를 통한 부채 증가 정책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결국 부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성장, 긴축, 돈 찍어내기 세 가지 밖에 없다. 미국 정부가 많은 양의 부채를 늘려 달러가 가치를 잃기 시작한다면 비트코인은 예측 가능한 안전한 피난처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지정학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이 모든 정치와 경제의 강국인 단극 세계에서 포스트 신자유주의 세계로 옮겨가고 있다. 이 세상에는 더 이상 자유 무역과 자유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합의가 없을 것이고, 우리는 아마도 미국, 유럽과 중국이라는 두 개, 혹은 세 개의 극을 가지게 될 것이다. 중국은 미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국채를 더욱 적게 매입하는 한편 자체 디지털 통화를 출시하려는 열망을 드러냈다.

이 세상에서 미국 달러는 여전히 주요 비축 통화가 될 것이고, 위안화와 유로화는 점차 중요한 가치 저장 수단이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국경을 쉽게 넘을 수 있는 암호화폐는 정부가 발행하는 법정화폐에 비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사람과 상품의 이동은 더욱 제한될 수 있지만 디지털 거래와 정보 흐름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페이스북의 저커버그나 트위터의 잭 도시 같은 기술 리더를 포함한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디지털 통화가 법정화폐보다 다극적 세계에 더 적합하다고 믿는다. 디지털 통화는 대부분 규제되지 않으므로 정치 세력의 영향도 덜 받는다. 비트코인은 새로운 세계 질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통화 민족주의를 넘어 떠오를 수 있다.

암호화폐가 새로운 금이 될까?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헤지 수단이 될 수 있을까? 빅테크에 대한 인식이 미국이나 중국의 정치력 보다 강력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럴지도. 그러나 주권 국가가 이 실존적 위협을 규제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 미국에서는 제닛 옐런(Janet Yellen) 재무장관이 이미 미래의 암호화폐 규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중 어느 것도 나에게 비트코인을 사도록 만들진 못한다. 하지만 나는 또한 그것을 보통의 거품으로 보지 않는다. 20세기 초반 수 백 대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생겨났지만 그 중 누가 말과 마차를 대체하는 경주에서 승리할지 불분명했다. 지금 비트코인, 이더리움, 디엠(diem) 혹은 아직 발명되지 않은 어떤 디지털 화폐가 장기적인 승자가 될 지 누가 알 수 있겠나? 현재로서는 비트코인 붐이 탄광 속에 투입된 카나리아처럼 가장 눈에 잘 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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