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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웰빙] 끼니 거르면 태아도 배고파요

중앙일보

입력

'아이의 건강은 태아 때 결정된다!'

임신부 영양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미래 새싹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 조사에 따르면 임신부 10명 중 7명이 영양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체중관리와 고른 영양섭취를 제대로 하는 여성은 20%에 불과했다. 지난 9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뷔페식당인 라세느에 김기안(35)씨와 민진아(31)씨가 나타났다.

두 사람은 임신 중기와 말기에 접어든 전형적인 맞벌이 여성. 중앙일보 건강팀의 요청으로 영양 섭취 상태를 측정하고 이어 전문가의 영양 지도를 받았다. 컨설팅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장남수 교수와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영주 교수가 맡았다.

◆김기안씨(삼성증권 근무, 임신 32주째)

나이가 많아 둘째 아이 임신이 걱정된다. 하지만 출근시간에 쫓겨 아침은 직장 근처에서 김밥으로 간단히 때우거나 거를 때가 많다. 점심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부랴부랴 단품 식사로 해결한다. 김씨의 영양섭취는 대부분 저녁식사에서 이뤄진다. 과식을 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나흘간의 식단을 분석한 결과 칼로리 섭취는 권장량의 94%(2212㎉)로 나쁘지 않다. 단백질.비타민 A.E.C.B 등은 만족할 만한 수준. 문제는 엽산과 칼슘 섭취가 권장량의 46%(228㎍), 71%(706㎎)에 불과하다는 것. 또 철의 경우도 52.1%(12.5g) 섭취에 그쳤다.

◆민진아씨(UBS컨설팅 근무, 임신 19주째)

아침식사를 챙기지 못하는 것은 다른 직장여성과 다를 바 없다. 그래도 베이글이나 샌드위치 등 간단하지만 다양한 메뉴를 고르려고 노력한다. 채식을 즐기지 않는 식습관을 인식해 임신 후부터 과일주스를 많이 마시는 것은 태아를 위한 배려다. 그녀의 또다른 노력이 있다면 비타민제를 복용한다는 점. 지난해 시누이에게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임신부 전용 비타민을 권했다는 것이다. 그 덕에 그녀는 대부분의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가 권장량에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열량 섭취는 권장량의 83%(1788㎉)밖에 안돼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장남수.김영주 교수 조언

건강한 임신을 위해선 최소 임신 3개월 전부터 영양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바쁘다고, 또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끼니를 거르는 것은 금물. 저체중과 비만 모두 건강한 임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적정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기형아 출산 경험이 있는 임신부는 임신 3개월 전부터 임신 후 3개월까지 엽산을 하루 4~8㎎(일반 임신부는 하루 0.5㎎)씩 지속적으로 복용한다. 엽산은 임신 8주까지 배아조직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 일반인의 평균 하루 권장량은 0.25㎎이지만 임신부는 2배인 0.5㎎을 섭취해야 한다. 주공급원은 시금치와 같은 푸른잎 채소, 오렌지.귤.포도.배 등 과일과 고구마, 현미.통밀 등 곡물이다. 문제는 엽산이 식품에는 불안한 상태로 존재해 흡수율이 높지 않다는 것.

임신 3 ~ 4개월까지는 태반이 형성되는 시기로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을 먹도록 한다. 식사는 양보다 질을 생각하고, 고기나 생선을 먹으면서 채소.과일.해초도 함께 충분히 먹어둔다. 임신기간에 두 사람 몫을 먹어야 한다고 열량 섭취를 늘리는 것은 잘못된 생각. 일반적으로 임신 전.초기는 2000㎉, 중기엔 2100~2200㎉, 후기인 27주부터는 2350㎉, 수유기에는 2500~2600㎉ 정도면 충분하다.

반면 기능성 영양소인 단백질과 비타민.미네랄 섭취 요구량은 30~100%까지 증가한다. 엽산은 0.25㎎에서 0.5㎎으로, 칼슘의 경우엔 700㎎에서 1000㎎으로, 철분은 16g에서 20g, 또 비타민 B군은 30~40% 늘려줘야 한다. 따라서 식품에서 얻기 힘든 경우를 대비해 엽산은 물론 빈혈 예방을 위한 철분과 비타민류가 함께 들어있는 임신부용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칼슘은 태아의 뼈나 치아의 발육에 중요한 성분. 특히 임신 4~5주에 치아의 기초가 만들어지므로 이때부터 우유, 치즈, 계란, 뼈째 먹는 생선, 두부 등이 권장된다.

임신 후기에 이르면 섭취 열량을 350㎉가량 증가시켜야 한다. 특히 단백질과 빈혈 예방이 되는 식품을 먹도록 힘써야 한다. 과일과 채소를 평소보다 많이 먹는 것도 중요하다. 채소는 삶고 익히는 과정에서 영양소 파괴가 많으므로 날것으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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