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에너지 가격상승…가스 수입액 2배 가까이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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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외경. [사진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 외경. [사진 한국가스공사]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수입액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상황이 나아지면 에너지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어 수입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1~10일 가스수입량 182.9%↑ 

15일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10일 사이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가스 수입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2.9% 늘었다. 1년 새 약 2배 가까운 증가세다. 전년과 비교한 원유 수입액도 26.7% 급증했다.

에너지 수입액이 늘어난 이유는 LNG(천연액화가스)와 원유 가격 상승 때문이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가스공사에 받은 자료 따르면 지난달 LNG 스팟(단기 현물매매) 국제 평균가격은 최고 32.50달러/MMBtu(1월 13~14일 기준)로 지난해 12월 1일(7.857달러/MMBtu)과 비교해 약 4배 뛰었다.

유가도 올랐다. 지난 12일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1% 오른 59.47달러에 마감하면서 60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전년과 비교하면 16.2% 상승한 금액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까지 급락했던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여섯 배가량 올랐다.

높은 에너지 가격에도 수입량은 증가세다. 특히 지난달 LNG 스팟 구매량은 5500만MMBtu로 지난해 12월(2100만MMBtu)과 비교해 2배 넘게 늘었다.

통상 난방과 발전에 쓰는 LNG는 평상시 수요량을 예측해 한국가스공사에서 중·장기 계약을 통해 들여온다. 하지만 최근 한파 등 이상기온 영향으로 수요가 예측보다 크게 늘자, 단기 현물거래인 스팟 거래량을 크게 늘린 것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지금처럼 물량이 부족하면 어쩔 수 없이 비싼 가격에도 스팟거래로 물건 더 들여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유 수입량도 증가세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사이트인 패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원유 수입량은 8444만9000배럴로 전 달(6953만4000배럴)보다 21.4% 증가했다.

“백신 보급되면 에너지 가격 더 올라” 

문제는 백신 보급 등으로 코로나19 방역상황이 나아지면 항공·자동차 등 운송수단을 중심으로 에너지 소비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단기간에 수요가 몰리는 병목현상이 발생하면서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에너지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에도 다른 자원으로 대체하기 어렵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백신 보급으로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회복하면 하반기부터는 에너지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제조업 생산비용과 물가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산업부 관계자는 “LNG는 최근 난방 수요 때문에 잠시 급등한 것”이라며 “원유는 지난해 워낙 낮았던 가격이 정상 회복하는 과정이지 아직 부담될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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