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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美증시 상장 성공할까 …"돈 벌수 있다" 입증해야

중앙일보

입력

쿠팡이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쿠팡의 계획대로 미국에서 기업공개(IPO)가 이뤄진다면  기업가치가 최대 20조~30조원대의 대형 유통 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네이버와 함께 IT 업계 절대 강자로 부상 중인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약 43조3500억원 정도다.

사실 쿠팡은 독특한 기업이다. 2010년 창사 이래 제대로 흑자를 낸 적이 없다. 되레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하며 손정의 전 소프트뱅크 회장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녹게했었다. 하지만 시장은 쿠팡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12일 앱ㆍ리테일 분석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쿠팡에서의 결제 금액은 9조9272억원에 달한다. 전년 상반기보다 거래 규모가 41%나 커졌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이베이코리아의 결제 금액은 8조664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소폭 늘어나는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여기에 쿠팡은 판매 상품 중 90% 이상이 직매입을 기초로 한다. 네이버 같은 외부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또 ‘로켓배송’으로 대변되는 탄탄한 오프라인 물류망을 갖추고 있다.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물류망이 취약한 다른 이커머스 업체와 비교할때 확실한 강점이다. 때문에 그간 쿠팡이 내는 적자를 '의도된 투자'로 보는 견해도 다수였다.

쿠팡의 상장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예정대로기업공개가 이뤄진다면 다른 이커머스 업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쿠팡과 비슷한 티몬 역시 시간대별로 여러 가지 상품을 할인해 내놓는 특가 기획전인 ‘타임 커머스’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상장을 위해 지난해 전인천 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영입했다. 시장에선 티몬의 기업 가치가 2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티몬은 연내 국내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쿠팡이 상장을 통해 얻은 자금으로 재투자에 나서면 다시 한 번 국내 유통시장이 요동칠것이란 전망도 있다.

쿠팡은 넘어야 할 숙제도 물론 있다. 상장이 이뤄지더라도 쿠팡이 언제쯤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여기에 롯데와 신세계 같은 기존 유통기업들도 실지 회복을 목표로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 거인들 역시 속속 이커머스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이 진짜 돈을 벌수 있는 기업인지 입증해야 하는 도전대에 서게 됐다"며 "기존 유통 대기업이나 네이버, 카카오와의 본격적인 경쟁에서 어떤 비교우위를 보여줄지가 상장 뿐 아니라 쿠팡의 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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