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다이어트" 창시자 비만, 심장병 시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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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백 저탄수화물 식사를 강조한 체중 감량 식이요법을 창안해 이른바 '황제 다이어트' 선풍을 일으킨 미국의 고(故) 로버트 애트킨스 박사가 사망당시 체중이 116㎏이나 되는 비만에다 심장병 이력도 지니고 있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0일 보도했다.

저널은 뉴욕시 법의의 보고서를 인용해 길에서 넘어져 부상한 뒤 지난해 4월 72세로 숨진 애트킨스 박사가 사망당시 심장발작과 출혈성 심장부전, 고혈압 등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또 애트킨스 박사는 키 180㎝에 몸무게가 116㎏에 달해 미국 질병통제 및 예방센터의 기준에 의하면 비만으로 분류될 정도였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애트킨스 박사의 직접사인은 "둔한 면에 부딪혀 발생한 머리 부분의 충격"이라고 밝혔다고 저널은 전했다.

신문은 채식 다이어트 옹호단체로 애트킨스식 다이어트를 비판해온 '책임있는 의학을 위한 의사위원회'가 이 보고서를 자사에 보내 왔다고 밝혔다.

탄수화물의 섭취를 엄격히 제한하는 대신 육류나 치즈, 계란 등은 "자유롭게" 먹어된 된다고 밝힌 애트킨스식 다이어트는 미국인들의 식생활 양식을 바꿀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으나 일부 보건 단체들은 이런 다이어트 요법이 심장병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비판해 왔다.

애트킨스 박사는 평생 자신이 주창한 다이어트 요법을 지켰고 이 때문에 그의 건강상태는 종종 비판론자들에게 주시의 대상이 돼 왔다.

애트킨스 다이어트 요법을 지지하는 '애트킨스 의사 협의회'의 스튜어트 트레이저 회장은 "애트킨스 박사의 진료 기록에 따르면 그의 심장문제는 바이러스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큰 심장근육 질환인 심근증과 관련돼 있으며 식생활이 초래하는 심혈관 질환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애트킨스 박사의 미망인인 베로니카 애트킨스씨도 "남편의 담당의사들은 만년에 그가 겪었던 건강문제들이 식이요법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면서 남편의 개인적인 의료기록이 공개된 데 대해 격분을 표시했다.

애트킨스식 다이어트 용품 판매업체인 애트킨스 뉴트리셔널스는 소속 변호사들이 이 보고서 유출경위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뉴욕시 법의실은 "담당의사도 아닌 의료단체에 이 보고서가 전달된 것은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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