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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윤석열 15분 상견례…“조만간 인사의견 듣는 자리 만들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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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을 예방했다. 법무·검찰 핵심 보직인 ‘빅4’ 인사를 앞두고 긴장 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이뤄진 첫 대면이었다. 상견례 자리인 만큼 검찰 인사와 같은 현안은 나누지 않았다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윤, 취임식 직전 찾아 “축하 방문” #박 “언제든 허심탄회하게 대화” #취임사선 ‘검찰개혁’ 다시 강조

윤 총장은 이날 오전 9시28분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 등과 함께 법무부에 도착했다. 심우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법무부 검찰국 직원들이 윤 총장을 1층 로비 앞에서 맞이했다.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 등 추미애 전 장관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보이지 않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의 취임식이 1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렸다. 박 장관이 이날 오전 취임식 직전 축하 인사차 법무부를 방문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 법무부]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의 취임식이 1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렸다. 박 장관이 이날 오전 취임식 직전 축하 인사차 법무부를 방문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 법무부]

윤 총장은 취재진에 “장관의 취임 축하 차원에서 온 것”이라며 “인사 얘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법무부 7층 장관실에서 박 장관과 약 15분가량 차담을 나눈 뒤 청사 밖으로 나왔다.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은 “오늘 만남에서는 검찰 인사에 관한 언급은 없었고, 조만간 인사에 관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취임식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금 전에 직접 만났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문자와 문서의 옥에 갇히지 않겠다. 법무부 및 검찰 구성원들과도 수시로 직접 만나 대화하겠다”며 “서로 언제든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했다. 이를 두고 추 전 장관 재임 시절 내내 이어져 온 법무부와 검찰 사이 갈등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박 장관과 윤 총장은 사법연수원 동기(23기)다. 이날 대면은 지난해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 이후 처음이자 박 장관 임명 나흘 만이다. 국정감사 당시 두 사람은 이른바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을 윤 총장이 비호한다는 취지의 박 장관(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원) 주장에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취임 일성으로 ‘공존의 정의’를 강조했다. 지난해 대검 국정감사 때는 윤 총장을 질책하며 “선택적 정의”란 표현을 썼다. 당시 박 장관은 “윤 총장을 잘 아는 본 위원이 느낄 때 선택적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윤 총장은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니냐. 과거에는 저에 대해서 안 그러셨지 않느냐”고 되받았었다.

전날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뒤 방명록에 ‘검찰개혁 이루겠습니다’라고 쓴 박 장관은  이날도 ‘검찰개혁’을 재차 강조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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