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젠A형" 독감 전 세계 확산

중앙일보

입력

북미.유럽에 이어 대만까지 상륙한 '푸젠(福建)A형'변종 독감 바이러스에 10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른도 감염되지만 특히 어린이들의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다.

◇어린이가 취약

영국의 최근 독감 사망자 8명 가운데 7명이 이 연령대 어린이였으며 미국 콜로라도주의 어린이 4명도 이 독감에 걸려 사망했다. 2일 대만에서 확인된 푸젠 A형 환자도 어린이였다.


영국 정부의 최고위 의학담당관인 리엄 도널드슨 박사는 "푸젠 A형 독감이 주로 어린이들을 공격하고 있다"면서 "천식.심장 이상 등 만성질환이 있는 어린이들은 반드시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보건부는 지난달 23일 현재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방의 인구 10만명당 독감 증세로 병원을 찾은 환자 가운데 0~4세의 유아가 1백27.5명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평균 25~55명으로 나타난 다른 연령대와 비교할 때 유아 발병률이 세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왜 어린이들이 특히 취약한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하면 어린이들이 첫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독감에 노출된 경험이 적어 신종 바이러스에 취약하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스페인 독감 예년의 20배

어른의 경우 별도의 통계는 없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이번 주말까지 약 2백만명의 환자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며 스페인 보건 당국은 지금까지 10만명당 1백95명이 독감에 걸려 예년에 비해 약 20배 가까운 발병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선 39개주에서 독감 환자가 발생했으며 콜로라도주에서만 4천여명의 독감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영국의 경우 특별 방역대책을 세우는 기준점인 '10만명당 4백명 발병'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보건 당국은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푸젠 A형' 확산 속도로 볼 때 이 독감이 올해 초 전 세계를 강타했던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처럼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푸젠 A형은 올 초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처음 환자가 발생했지만 전문가들은 '살인 독감'으로 부상할지 몰라 백신 개발을 못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