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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치료 '미래 보험' 줄기세포 보관서비스 뜬다

중앙일보

입력

제대혈 보관서비스에 이어 성인의 줄기세포를 보관하는 서비스 사업이 등장했다.

줄기세포란 뼈나 혈액.신경 등 구체적인 세포로 분화되기 직전 단계의 원시세포.인체의 골수나 혈액에 존재하며 감염이나 염증 등으로 손상된 세포를 복구할 때 동원된다.

문제는 양이 매우 적다는 것. 피부의 경우 줄기세포는 완전히 분화된 피부세포 10만 개당 1개 정도로 소량 존재한다.

줄기세포 보관서비스란 장래의 질병에 대비해 건강할 때 미리 자신의 줄기세포를 추출해 시험관에서 대량으로 배양한 뒤 냉동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아기의 탯줄과 태반 혈액을 보관하는 제대혈 보관서비스가 가장 대표적이다. 제대혈 속의 줄기세포를 추출해 보관했다가 아기가 자라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렸을 때 사용한다.

그러나 제대혈 보관서비스는 과거 태어날 때 제대혈 보관의 기회를 놓친 성인에겐 무용지물이란 것이 단점이다. 이들에겐 자신의 골수와 혈액에서 줄기세포를 뽑아 보관하는 성인 줄기세포 보관서비스가 도움이 된다.

바이오벤처인 퓨처셀뱅크는 최근 성인도 가능한 줄기세포 보관서비스를 시작했다.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신청자의 골반 뼈에서 3㏄가량 골수를 뽑아 신경이나 혈관으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인 중배엽세포를 배양하거나 팔뚝혈관에서 3백㏄가량 혈액을 뽑아 암세포에 대항하는 면역 줄기세포인 수지상세포를 배양하는 것이다.


중배엽세포는 뇌졸중과 심장병 등 질환에, 수지상세포는 각종 암 치료에 응용된다. 배양된 줄기세포는 영하 1백97도의 질소탱크에서 보관된다.

줄기세포가 각광받는 이유는 각종 난치병을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할 경우 종류별로 병든 세포 대신 정상 세포를 공급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줄기세포는 질환 종류와 관계없이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베드로병원에서 뇌졸중, 세브란스병원에서 심장병, 성빈센트병원에서 당뇨족 괴사, 제주한라의료원에서 간경변 등 각종 난치병에 대해 줄기세포를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기존 치료에 비해 증상의 호전이 관찰되는 등 좋은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혼수와 마비 등 중증 뇌졸중 환자와 말기 암환자 등 기존 치료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난치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퓨처셀뱅크의 임상시험 결과 5명 중 1명 꼴로 암 덩어리가 줄어들고 마비된 신경이 일부 돌아오는 효과가 관찰됐다. 현재 기술로도 난치병 치료에 어느 정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퓨처셀뱅크의 주장이다.


그러나 줄기세포 보관서비스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아직 줄기세포 치료가 기존 치료에 비해 우월하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임상시험을 통해 객관적인 효능을 입증받으려면 앞으로 수 년 이상 기다려야한다는 지적이다.

학문적 효용성과는 달리 성인 줄기세포 보관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뇌졸중.심장병 치료를 위한 중배엽세포의 경우 4백50만원, 암 치료를 위한 수지상세포는 6백50만원을 추출 및 배양을 위해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매년 30만원의 보관료까지 부담해야한다. 현재로선 부자가 아니면 그림의 떡인 셈. 그러나 불과 기술 발전과 업체간 경쟁, 가입자 확대가 이뤄지면 비용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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