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지났는데도 아기가 밥을 안 먹으려고 해요.

중앙일보

입력

돌이 지나면 알아서 척척 밥을 잘 먹으려니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기가 젖병으로 우유 먹는 것만 익숙하고 밥은 안 먹으려고 하면 엄마는 너무나 속이 상합니다.

게다가 좇아다니면서 밥을 먹이다 보면 다 식어버려 맛 없어지고, 엄마는 지치고, 아기는 엄마와 숨바꼭질 하게 되지요.

어떻게 하면 밥 잘 먹는 아기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 됩니다.

◇ 밥을 씹는 훈련

우선 밥을 잘 먹으려면 씹는 훈련이 어느 정도 되어있어야 합니다. 돌이 지나서도 우유를 매번 젖병에 넣어서만 먹어버릇 하는 아기는 빠는 근육만 주로 사용하고 씹는 근육은 잘 사용하려하지 않아 밥 먹기가 힘들어 질 수 있습니다.


생후 4개월 정도부터 이유식을 시작할 때 젖병에 우유와 이유식을 넣어 섞어서 먹이지 말고, 우유는 우유대로 먹이고 이유식은 따로 숟가락으로 먹이는 것이 턱 발달, 두뇌 발달에 좋습니다.

생후 7-8개월 정도 되면 컵과 빨대로 먹이는 것을 연습하는데 컵은 뚜껑이 덮여있고 컵 옆으로 주둥이가 튀어나와 있어 따라 마시도록 되어있는 이유식 컵을 이용하면 됩니다. 돌 전에 컵으로 마시고, 숟가락으로 먹는 것이 연습이 된 아기는 대체로 돌이 지나 젖병을 떼고 어른처럼 밥 먹는 것이 용이합니다.

제대로 이유식 먹는 훈련이 된 아기는 돌이 지나면 분유를 끊고 생우유로 진행해도 무방하며 생우유는 하루에 약 400-500cc 정도 먹이는 것이 적당합니다.

나머지 음식은 밥과 반찬으로 먹는 것이지요. 그러나 아직 밥을 별로 안 먹고 주로 분유를 먹는 아기라면 생우유는 하루에 400-500 cc 정도만 주고 나머지는 일단 분유로 먹이면서 밥을 부지런히 먹여 분유에서 밥으로 이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생우유의 양을 하루에 400-500cc로 제한하는 것은 생우유에 철분 함량이 적어 생우유 만으로 거의 모든 영양을 섭취하다보면 철분 결핍 빈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철분 결핍에 따른 영향

철분 결핍이 오면 식욕이 떨어지고, 칭얼대며 보채고, 감기 등 감염에 걸리기 쉽습니다.

열이 나거나, 감기에 걸렸거나, 입병으로 입이 아프거나 또는 간으로 바이러스가 들어가 간기능이 떨어졌을 때 혹은 요로감염 등 질병에 의해서 입맛이 떨어진 경우가 아닌데 먹지 않고 보챈다면 우선 빈혈 여부를 살펴봐야 합니다.

생우유만 주로 먹는다든가, 모유만 먹고 이유식은 별로 안 먹는다든가, 선식과 같이 철분이 모자라는 이유식으로 주로 먹인다든가 혹은 밥을 먹긴 하지만 반찬은 거의 안 먹고 맨밥만 먹어 영양에 균형이 맞지 않을 때에도 철분 결핍이 오기 쉽습니다.

철분 결핍 빈혈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를 통하여 체내 철분의 함량을 확인하고, 철분약을 2-3개월 가량 먹이면서 철분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강화하여 먹여야 합니다.

◇ 밥을 즐겁게 먹이자

음식을 먹는 시간은 아기에게나 엄마에게나 즐거운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먹기 싫은 것을 억지로 1시간씩 따라다니며 맛 없어진 것을 야단치며 먹이다 보면 바람직하지 않은 모자관계가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20-30 분 정도로 식사 시간을 제한하고, 그 다음 식사시간 까지 달달한 간식을 주지 않도록 합니다. 단 음식은 오히려 식욕을 떨어뜨립니다. 그리고 하루종일 집안에서 앉아 노는 아기들은 몸에서 음식을 그리 많이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근육을 사용하게끔 밖에서 뛰어놀게 하면 식욕이 훨씬 좋아집니다. 놀고 와서 단 음료수로 배를 채우게 되면 역시나 식욕촉진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땀 흘렸을 때는 물을 먹이고 잠시후에 음식을 먹여보십시오.

올바른 식사 습관을 가지고, 영양에 균형있도록 먹이는 것이 건강한 아기를 키우는 비결입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