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이든 우려에도 갈 길 가는 푸틴…'정적' 나발니 전방위 압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와 부인 율리아가 17일(현지시간) 러시아에 입국했다. 나발니는 입국 직후 공항에서 경찰관들에 의해 체포됐다. [AP=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와 부인 율리아가 17일(현지시간) 러시아에 입국했다. 나발니는 입국 직후 공항에서 경찰관들에 의해 체포됐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해 당국이 전방위적 압박에 들어갔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에서 나발니 구금에 우려를 표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는 주말 러시아에선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예고된 상태다.

푸틴, 나발니 가족·측근 압수수색 #친동생과 측근 정치인 구금도 #30일 2주 연속 대규모 시위 예고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은 나발니 가족과 측근의 아파트와 사무실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나발니의 부인인 율리아 나발니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부인이 수색을 거부하자 문을 부수기도 했다.

나발니를 지원하는 반부패재단 사무실과 영상 제작을 책임지는 스튜디오도 수색 대상에 포함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스튜디오는 최근 ‘푸틴 대통령이 비자금으로 흑해에 호화 궁전을 지었다’는 내용의 폭로 영상을 제작한 곳이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경찰들이 복면을 쓴 채 나발니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경찰들이 복면을 쓴 채 나발니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반부패재단의 이반 즈다노프 단장은 트위터를 통해 나발니의 친동생 올레그 나발니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알레그는 경찰이 나발니의 아파트를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감염병 방역 수칙 위반 혐의로 체포됐고, 48시간 동안 구금될 예정이다.

반부패재단 변호사이자 야당 정치인인 류보피 소볼도 이날 감염병 방역 수칙 위반 혐의로 경찰에 구금됐다. 나발니 측이 트위터에 올린 영상과 사진에는 경찰들이 복면을 쓴 채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수색하는 모습이 담겼다.

나발니 측은 “이번 수색은 지난 23일 벌어진 나발니 석방 시위가 방역 수칙을 위반했다는 (정부의) 주장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진짜 이유는 푸틴의 미친 두려움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통신 당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23일 나발니 석방 시위와 관련해 틱톡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업체들에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홍보물을 차단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당국은 벌금을 최대 400만 루블(약 5880만 원)까지 부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러시아 정부의 불허 방침에도 오는 30일 집회를 강행할 예정이다. 앞서 23일에는 러시아 전국 100여개 도시에서 4만 명 이상이 시위에 참여했고, 3500여명이 체포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가디언은 최근 나발니 측이 푸틴의 호화궁전이라고 폭로한 흑해 연안의 리조트의 상공이 지난해 여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된 사실을 영국 연방보안국(FSB)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FSB는 리조트 보호가 아닌 흑해 연안의 국경 보호를 위해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푸틴은 나발니의 폭로 이후 이 리조트에 대해 본인 혹은 측근의 소유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