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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아저씨의 변신도 무죄

중앙일보

입력

여성 속옷업체 '바바라'의 손영섭(36) 상품기획팀 과장. 결혼한 지 7년, 중학교 교사인 아내(34)와의 사이에 두 아이를 둔 평범한 가장이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호감가는 인상이지만 멋내기엔 서툴기만 하다. 아니, 관심이 없다. 비누로 아침.저녁 세안하는 것이 전부. 출근 땐 아내나 아이들의 로션 중 손에 잡히는 대로 바르고, '볼 사람도 없는' 저녁 땐 그나마 생략한다.

"아, 술 먹은 다음날 바르는 게 있긴 한데…." 그래도 과음으로 푸석한 얼굴은 신경쓰이나 보다 했더니, 술냄새가 날까 봐 향이 짙은 남성용 스킨을 쓴단다.

"신입사원들을 보면 외모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긴 한데, 저야 뭐…영업부나 홍보부도 아니고…."

외모에는 무심했다는 '대한민국 보통 남자' 손영섭씨가 '아름다운 남자 가꾸기' 1일 체험을 했다.

한달에 한번씩 동네 미용실에서 짧게 깎았던 헤어 스타일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사무직이라 너무 노랗게 염색하면 곤란한데…." 전문가에게 모든 걸 맡기기로 했지만, 내심 불안하다. 하지만 헤어 디자이너가 선택한 색상은 의외로 블랙.

"지금 머리가 검은 색인 줄 아셨죠? 짙은 갈색이에요. 눈동자 색에 맞춰 블랙으로 염색하면 차분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면서도 젊어 보이죠."

잘 생긴 이마가 돋보이도록 앞머리를 짧게 자르고 뒷머리를 다듬은 뒤, 젤로 간단하게 머리를 손질했다. 파격적인 헤어 스타일이 아닌데도 훨씬 젊고 세련돼 보인다.

"아, 지금 신부님 기다리시거든요?"

미용실 직원에게 예비 신랑으로 오인받은 손영섭씨가 기분좋게 웃었다.

하지만 가벼운 화장을 권하자 어색해한다. 로션도 제대로 안 바르는데 화장이라니! 주저주저 거울 앞에 앉았다. "남자분들 화장은 한 듯 만 듯 하는 게 포인트랍니다."

파운데이션을 엷게 바르고, 옅은 섀도와 셰이딩(얼굴 윤곽 수정)까지 마쳤는데도 어색하지 않다.

"얼굴에 뭘 발랐는데도 하나도 안 갑갑하네요. 거울을 보고 있는 동안에 제 얼굴이 확확 바뀌네요!" 멋쩍어하던 손영섭씨가 목소리를 높이며 감탄한다. "이 정도로 달라지면 왜 안 하겠습니까."

생전 처음 피부과를 들어서면서도 이젠 망설임이 없다. 대기실 곳곳에 눈에 띄는 다른 남자 환자들의 모습도 확인한다. 면도 부작용으로 생긴 모낭염 치료와 미백.수분 공급 시술을 남성 전용실에서 받는 그의 얼굴이 편안해 보였다. 목 부분에 빨갛게 돋았던 뾰루지들도 거짓말처럼 가라앉았다.

"이마가 좀 좁은 것 같은데요." "코는 어떻습니까." 성형수술은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는 그였지만, 상담하는 자세가 자못 진지했다.

"비용만 높지 않으면 성형수술도 한번 받아볼 만한 것 같습니다. 특별한 날엔 아내에게 부탁해서 가볍게 화장도 하고 싶고요. 뒷머리도 조금 길러 보겠습니다."

사뭇 달라진 태도를 인정하며, 손영섭씨가 상쾌하게 웃었다. "솔직히 몰라서 그렇지, 알면 욕심이 생기는 게 사람 아닙니까."

헤어

◇ 머리를 길러보자
꽁지머리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회사원들은 하나같이 뒷머리를 치켜 깎는데, 목덜미 쪽 머리숱이 적은 사람의 경우 조금만 머리가 자라도 지저분해 보인다. 머리가 너무 짧으면 헤어 스타일에 변화를 주기도 어렵다. 긴 머리는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지 자를 수 있다. 일단 길러보라.

'염색=노랑머리'가 아니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엔 짙은 색 머리가 분위기 있다. 20.30대 젊은 층은 블랙 컬러가 깔끔하고 세련돼 보인다. 40.50대는 브라운으로 염색하면 중후한 이미지를 부드럽게 연출할 수 있다.

내게 맞는 헤어 제품을 쓴다
헤어 제품의 사용에 따라 이미지가 확 달라진다. 부드럽고 가는 모발은 왁스, 모발이 뻣뻣하거나 곱슬머리인 경우는 젤을 사용한다. 무스는 남성 모발엔 맞지 않는다.

두피 관리가 중요하다
머리카락을 자주 자르는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모발이 건강하다. 트리트먼트 제품이나 고급 염색약을 굳이 쓰지 않아도 된다. 대신 샴푸 때마다 손톱이 아닌 손가락 끝 부분으로 두피를 맛사지하듯 씻어낼 것.

화장

"피부 화장이 가장 중요"
깨끗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이 남자 화장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피부가 비쳐 보일 정도로 아주 얇게 한 겹 바르고, 투명 파우더를 번들거리지 않을 정도로만 발라준다. 자신의 피부색과 꼭 맞는 파운데이션을 골라야 자연스럽다. 파운데이션이 부담스러우면 컬러로션을 사용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컨실러로 잡티만 가리는 것도 방법이다.

눈썹이 뚜렷해야
여성처럼 눈썹을 인위적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에보니' 등 미술용 연필을 사용해 눈썹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느낌으로 그린다. 눈썹이 처진 경우는 투명 마스카라를 눈썹 끝에 발라 위로 당겨준다.

'큰바위 얼굴'이라면
파운데이션보다 한 톤 어두운 블러셔(볼터치용 제품)를 붓에 묻혀 턱선을 따라 크게 둥글리며 발라준다.

피부

◇ 아내의 화장대를 멀리하라
대개의 남성은 유분은 많은데 수분은 부족한 수분부족형 지성피부다. 유분이 많은 여성용 크림 등을 쓰면 모공이 막혀 여드름이 나기 쉽다. 특히 피지 분비가 왕성한 30대 초반까지의 남성은 오일프리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3분 보습'을 잊지 말자
지성피부라고 해서 보습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가을.겨울이면 남성들의 피부도 허옇게 각질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팔.다리가 건조해지기 쉽다. 씻고 난 뒤 타월로 물기를 제거하고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목욕탕에서 로션을 바르고 나오는 습관을 기르자.

목에 뾰루지가 나면 면도기를 바꾸라
면도 자극 때문에 벌겋게 뾰루지가 올라오는 모낭염은 남성들에게 흔한 피부 질환이다. 면도기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기본. 면도용 거품.전기 면도기를 이용하면 자극을 줄일 수 있다.

겨울에도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
자외선은 주름.잡티의 주범이다. SPF15, PA++ 이상인 자외선 차단제를 매일 사용하고, 2~3시간마다 덧바른다.

성형

성형한 뒤의 얼굴 조화에 대해 고려하라
눈이나 코를 멋지게 고쳤다고 해도 얼굴 전체의 조화가 깨지면 소용없다. 예를 들어 코가 낮은 사람의 경우 광대뼈를 높이고 나면 코가 더 작아 보인다. 성형 뒤의 얼굴 조화를 고려해 여러 부위를 동시에 수술해야 될 경우도 있다는 것을 명심한다.

남자라는 점을 고려해라
보아.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여성 연예인의 이목구비와 똑같이 고칠 수는 없다. 남성들은 여성과 골격도 피부 조직도 다르기 때문이다. 남성들의 경우 피부가 두껍기 때문에 여성들보다 회복기간도 길고, 수술 효과도 여성만큼 뚜렷하지는 않다. 부작용 가능성도 여성보다 높기 때문에 일정기간 술.담배를 끊는 등 수술 후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도움말 = CNP 차앤박피부과(www.cnpskin.com) 이경민 포레(www.leekyungmin.com) 아름다운 나라(www.ANACLI.co.kr) 소망화장품(www.somang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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