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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 입장' 힘든 어르신들···이천에선 3초 통화면 끝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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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기도 이천시의 한 매장에서 고객이 '출입관리콜' 서비스를 이용해 출입인증을 하고 있다. 이천시

경기도 이천시의 한 매장에서 고객이 '출입관리콜' 서비스를 이용해 출입인증을 하고 있다. 이천시

“출입이 완료됐습니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자체들 코로나 방역도 진화 #불편한 QR코드 인증 대신 안심콜 #역학조사 쉽고 정보 악용 막아

11일 오전 11시 30분쯤 경기도 이천시의 한 브런치 카페.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안내된 번호로 전화를 걸어 이런 안내를 들은 뒤에야 가게에 입장했다. 통화 시간은 3초. 이천시가 지난해 9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소상공인 점포에 도입한 ‘출입관리콜’ 서비스다. 방문자가 고유 전화번호로 전화하면 방문자의 전화번호·방문일시 등의 기록이 자동으로 기록·인증되는 방식이다. 이 카페의 사장 이인숙(44·여)씨는 “수기 대장이나 QR코드를 매장에서 썼을 땐 불편해하는 손님이 많았다”며 “전화는 누구나 걸 수 있으니 QR코드 출입 인증이 어려웠던 어르신들도 편하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전화로 출입 인증   

서울시의 '안심콜 출입관리'. 서울시

서울시의 '안심콜 출입관리'. 서울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각 지자체의 대책이 진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1년 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드러난 빈틈을 메꾸면서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서울시와 경기도 고양·시흥·포천시, 충북 증평·진천군 등이 전화로 역학조사 관리를 할 수 있는 출입관리 시스템을 쓰고 있다. 수기 명부작성에서 우려되는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고, QR코드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장년층을 위해서다. 김선구 이천시 정보보호팀 주무관은 “출입관리콜을 도입한 뒤로는 역학조사에 걸리는 시간이 절반은 줄어들었다”며 “이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을 조기 차단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약자 찾아가는 선별검사소 

파주시의 이동형 선별진료소 검사 모습. 파주시

파주시의 이동형 선별진료소 검사 모습. 파주시

경기도 파주시는 지난 5일부터 ‘찾아가는 이동 선별검사소’를 운영하고 있다. 선별진료소를 찾고 싶어도 쉽게 가지 못하는 교통 소외지역의 시민 등을 고려한 조치다. 업무 특성상 검사소 방문이 어려운 교대 근무자도 그 대상이다. 11일 기준 파주 시내 9개소에서 모두 1210명이 검사받아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박석문 파주시 자치행정과장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물류업체 등을 위해 이동형 선별검사소가 직접 찾아가고 있다”며 “검사 효율성이 좋아 검사자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선제적인 코로나19 검사로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겠다는 지자체도 많다. 경기도 여주시가 지난달 23일 전국 지자체 가운에 처음 도입한 코로나19 신속 ‘유전자 증폭 방식의 분자진단(PCR) 검사’ 이용 건수는 이날 2만1000여건을 넘어섰다. 지난달 기준 여주시 인구는 11만1897명. 전체 시민의 약 19%가 신속 PCR 검사를 받은 셈이다. 여주시 관계자는 “인구 대비로 여주시 검사 건수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경기도 용인시와 인천시 등은 버스·택시 등 대중교통 운수 종사자에 대한 코로나19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감염 확산 차단은 물론 대중교통 운행중단으로 발생할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정부 대신 지자체가 보듬기도 한다. 부산시는 법인택시 기사에게 부산형 재난지원금 50만원을 지급한다고 11일 밝혔다. 택시업종 간 재난지원금 형평성 문제(개인택시는 100만원)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심재승 부산시 택시운수과장은 “법인 택시기사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열악한 현실에 놓인 건 마찬가지”라며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안고 현장에서 악전고투하시는 분들에게 이번 지원금이 보탬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채혜선·전익진 기자, 부산=황선윤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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