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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직 맡거나 구설 오르거나...2013년 文따라 관악산 오른 그들

중앙일보

입력

2013년 6월 22일 한반도 희망 포럼 회원들이 당시 제18대 대통령선거 패배 직후 잠행 중이던 문재인(맨 앞줄 가운데) 대통령과 함께 서울 관악산을 등반하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반도 희망 포럼 홈페이지.

2013년 6월 22일 한반도 희망 포럼 회원들이 당시 제18대 대통령선거 패배 직후 잠행 중이던 문재인(맨 앞줄 가운데) 대통령과 함께 서울 관악산을 등반하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반도 희망 포럼 홈페이지.

문재인 정부 첫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신현수 변호사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기용되면서 문 대통령의 법조 인재풀 역할을 한 ‘한반도 희망포럼’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포럼은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법률지원단에 참가한 법조계 인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외곽 지원 단체다. 대선 패배 2년 뒤 해산했지만, 현 정부에서 요직을 맡거나 구설에 오른 인사가 다수 포함돼있어 정치권에서 주목을 사는 중이다.

국민의힘이 6일 공개한 한반도 희망포럼 조직도에 따르면 신현수·이재순 변호사가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노무현 정부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 밑에서 연이어 사정비서관을 지낸 인연이 있다. 이후 신 변호사는 문재인 캠프의 법조계 좌장으로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다.

이 포럼의 기획팀장과 총무팀장은 각각 이진아·조대진 변호사가 맡았는데, 이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했고 조 변호사는 지난 해 총선 때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었다.

지난 12월 31일 서울 청와대에서 신임 신현수 민정수석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12월 31일 서울 청와대에서 신임 신현수 민정수석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변호사는 옵티머스 펀드 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옵티머스 사내이사(윤모 변호사)의 부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했다. 조 변호사도 2014년 옵티머스의 전신인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사내이사로 재직한 이력이 있어 구설에 올랐다. 이재순 변호사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설립한 법무법인 서평도 옵티머스 사건에 등장한다. 채 전 총장이 양호 전 나라은행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과 함께 옵티머스자산운용 고문을 맡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대한민국의 사회 변화를 연구하고 실사구시적 대안을 모색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이 포럼에는 이들 외에도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 조민행 전 더불어시민당 최고위원, 이윤제 전 법무검찰개혁위 위원 등이 멤버로 활동했다.

포럼 홈페이지에는 대선 패배 후 잠행했던 문 대통령과 2013년 6월 관악산에 등반한 사진도 있는데,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함께 찍었다. 포럼은 산행 두 달 뒤 첫 특별강연을 열었는데, 이때 초청 인사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청와대 신현수 민정수석(왼쪽)과 김외숙 인사수석이 지난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신현수 민정수석(왼쪽)과 김외숙 인사수석이 지난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야당에선 포럼 출신 인사 중 다수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요직에 앉았고, 여러 구설에 휩싸였다는 점에 새삼 주목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포럼 소속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게 눈에 띈다”며 “여러 구설에 자꾸 휘말리는 등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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