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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미뤄진 우한 조사팀···친중 논란 WHO사무총장도 "실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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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중국에 편향됐다는 비판을 받아 온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중국 당국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기원 조사를 위해 꾸린 국제 전문가팀의 중국 입국이 지연되자 나온 반응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중국 관리들이 전문가팀의 중국 도착·입국에 필요한 허가를 아직 내지 않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이 소식에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중국 관리들이 전문가팀의 중국 도착·입국에 필요한 허가를 아직 내지 않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이 소식에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중국 관리들이 전문가팀의 중국 입국에 필요한 허가를 아직 내지 않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이 소식에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허가가 나지 않은 상황인데 팀원 두 명은 이미 중국으로 출발했다고 한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와 연락을 했고 다시 한번 코로나19 기원 조사 임무가 WHO의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면서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임무를 진행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조사팀의 일정이 지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될 수 있는 단순 행정 문제이길 바란다. 앞으로 수 시간 내 이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초기 확산지로 지목 받았다. [AFP=연합뉴스]

중국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초기 확산지로 지목 받았다. [AFP=연합뉴스]

앞서 WHO는 코로나 19 기원 조사를 위해 10명의 국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이달 초 중국 우한에 보낸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2주의 자가격리 기간을 포함해 6주간 중국에 머물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한 중국 우한시도 방문할 계획이다. 조사의 핵심은 바이러스의 전이 과정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박쥐 등 바이러스 숙주일 가능성이 있는 동물의 샘플도 채취한다.

지난해 7월에는 본 조사에 앞서 선발대를 중국에 파견했으나 진원지로 지목된 우한에는 가지 않고 베이징에만 머물렀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4일 WHO 팀의 방중 일정에 우한 방문이 포함되어 있느냐는 AFP통신의 질문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구체적인 정보는 없다"면서 "다만 중국은 WHO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그러면서 2019년 하반기에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코로나 19가 개별적으로 발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환구망 캡처]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은 코로나19의 우한 기원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에서 발병하기 전 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 이미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다면서다.

중국 매체들은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는 중국 우한이 아니다"라면서 외국산 냉동식품 수입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중국으로 왔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WHO는 이런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코로나19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유출설을 제기하고 나섰다. [AP=연합뉴스]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코로나19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유출설을 제기하고 나섰다. [A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코로나19의 우한 연구소 유출설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최근에는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이 이런 주장을 폈다.

이에 4일 화춘잉 대변인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화 대변인은 "포틴저는 미국 정부 고위 관료이면서 부당한 소문과 거짓말을 떠들고 있다"면서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바로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중국 우한 컨벤션 센터에서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코로나 관련 전시회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우한 컨벤션 센터에서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코로나 관련 전시회 [로이터=연합뉴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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