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가 8년간 수천 평의 토지를 재산신고에서 누락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이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박 후보자가 8년간 재산신고 때 일부 땅을 누락했다는 중앙일보 보도와 관련해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4일 논평을 내고 “7세 때 취득한 수천 평의 땅이 지난 8년간 재산신고에서 누락됐다. 청와대 비서관이던 2003년에는 재산신고 내용에 포함됐던 땅인데, 정말 몰랐을까”라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독단과 독선을 일삼던 고집불통 법무부 장관을 1년이나 참아왔다. 온갖 의혹으로 나라를 흔들던 전임자도 있었다”며 “의혹에 싸인 박 후보자를 국민이 흔쾌히 법무부 장관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또 다른 ‘문제 장관’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임 장관이었던 추미애‧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빗대 박 후보자를 저격한 셈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청와대에 있을 때 신고했던 걸 의원이 되고 누락했다는 건 전후 맥락, 논리가 전혀 맞지 않는다”며 “이런 모순을 국민이 납득가게 소상하게 설명하지 않으면 의혹투성이 후보자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중앙일보 보도 직후 박 후보자는 “경위 여하를 불문하고 본인의 불찰이라 여기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야당은 박 후보자의 사과 여부와 무관하게 관련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고위공직자로 매우 부적절한 이력”이라고 지적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공소시효를 넘겼을 뿐, 사실 이 사안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가 돼야 했던 사안”이라며 “8년이나 누락한 건 고위공직자로선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자가 한때 또 다른 토지와 건물을 재산공개 내용에서 누락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박 후보자의 공직자 재산신고 내용 등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18년 11월 부인이 증여받은 경남 밀양시 토지와 건물을 2019년 3월 재산공개 내용에서 누락시켰다가 2020년 3월 재산공개 내용에 포함했다.
이런 '실수' 들에 대해 한 국민의힘 의원은 “망치 들고 있는 사람 눈에는 못 밖에 안 보인다고, 본인의 도덕적 흠결에는 관대하고, 검찰에는 무관용으로 접근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꼬집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