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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욱 정계 복귀? "내 개성·역량 시대정신 부합하면 나서야"

중앙일보

입력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이 지난 9월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중앙포토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이 지난 9월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중앙포토

홍정욱(50)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정계 복귀설이 다시 제기됐다. 홍 전 의원은 28일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내 개성과 역량이 시대정신과 경영 환경에 부합하면 직접 나서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이에 적합한 리더를 선별해 일을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리더의 조건은 개인이 아닌 시대가 정한다. 시대는 때로 혁명가 또는 관리자를 요구하고, 때로 엘리트 또는 서민을 선호하며, 때로 젊은이 또는 원로를 필요로 한다. 경영도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한 사람이 모든 리더십을 갖추기는 불가능하다. 끊임없이 공부하며 진화하되, 카멜레온처럼 이 흉내 저 흉내를 내며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썼다.

글에서 홍 전 의원은 자신의 업적을 하나하나 회상했다. “내가 인수했을 때 헤럴드는 대주주는 있었지만 주인은 없었던 회사였다. 50년간 거의 매년 적자를 지속하며 자금이 바닥났지만 사방에서 비용이 새고 있었다”며 “나는 지체 없이 비용을 줄이고 조직과 유통망에 칼을 댔다”고 했다.

홍 전 의원은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았지만 검증 안 된 젊은 사주였기에 단호한 면모를 보여줄 필요도 있었다. 사전에 준비함을 신중함이라, 사후에 망설임을 우유부단함이라 했다. 나는 옳은 결정이든 틀린 결정이든 결단을 내리면 즉각 실행에 옮겼다”고 적었다.

의원 시절도 거론했다. 그는 “정부와 국회를 장악한 청와대가 연일 정책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모습을 목격했다. 국회는 해머 질과 몸싸움이 난무하는 난장판이 됐다”고 기억했다. 이어 “경영의 성과는 과정보다 중요하나, 정치의 과정은 성과를 압도했다. 때로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했다”고 했다.

의원직을 떠나 식품기업 올가니카 회장을 맡은 홍 전 의원은 “올가니카의 성장을 위해 ‘빠르게’도 ‘바르게’도 아닌 ‘똑똑한’ 리더십을 배워야 했다. 나는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길 바라지 않았다. 꼭 필요한 일에만 집중해 더 큰 성과를 거두길 원했다”고 썼다.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 사진 홈페이지 캡쳐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 사진 홈페이지 캡쳐

그는 “지향점은 임직원 모두가 각자 3가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효율 경영이었다”며 “임직원들에게 내가 유혹을 못 참고 새로운 일을 시키면 ‘지금 하고 있는 세 가지 우선순위 중에서 무엇을 뺄까요?’라고 되묻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표가 없는 삶은 지도 없이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배와 같다. 뚜렷한 목표가 있는 자는 폭풍 속에서도 전진하고 없는 자는 순풍 속에서도 표류한다. 내 목표는 스마트한 경영이었다”고 적었다.

홍 전 의원은 제18대 한나라당 의원과 언론기업 헤럴드 회장을 지냈다. 현재 친환경 식품기업 올가니카 회장과 사단법인 올재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세계자연기금 한국본부, 국립중앙박물관, 초우트 로즈매리 홀 이사이기도 하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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