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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변창흠 임명안 사인…야당 동의없는 26번째 장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장관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여당 단독 변창흠 청문보고서 채택 #정의당 “국민 정서와 괴리된 후보” #정영애 보고서는 여야 합의로 채택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17분쯤 국회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된 변 후보자와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 재가를 했다”며 “두 장관은 오는 29일자로 임기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터라 야당 반대에도 단독 의결이 가능한 구조(재석 26인, 찬성 17인, 기권 9인)였다. 야당 동의 없는 문 대통령의 장관급 인사 임명은 26번째가 됐고, 21대 국회에서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국정원장 이후 세 번째다. 반면에 정영애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는 여야 합의로 채택됐다.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 속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 속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 4일 지명된 변 장관은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막말 논란이 컸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때인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관련,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만 조금 신경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거”라고 말한 게 뒤늦게 알려졌다. 같은 해 SH공사 내부 회의에서 ‘셰어하우스’에 대한 논의를 하던 중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먹지 미쳤다고 사먹냐”고 했고, 청문회 과정에서 “여성은 화장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 밥을 안 먹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밖에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시절 비정규직 직원의 무기계약직 전환, 과도한 법인카드 사용,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됐다.

이 같은 논란에도 민주당은 변 후보자 임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변 후보자가 과거 잘못된 발언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음에도 의혹만으로 청문회에 통과되지 못한다면 앞으로 많은 개혁 인사가 좌절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위 여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그동안 변 후보자를 현미경으로 지켜봤는데 거두절미돼 매도당한 점이 있다.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에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막말 파문, 성인지 감수성 결여, 편파적 코드인사 및 일감 몰아주기 등 그동안의 의혹들이 인사청문회에서 오히려 증폭되기만 했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변 후보자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저급한 인식과 노동인권 감수성 부족은 시대착오적이고 국민 정서와도 크게 괴리돼 있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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