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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과 다르다"···격상 3주째인데, 거리두기 안 먹히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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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된 지 3주째인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000명대 내외로 유지되면서 확산세가 여전하다. 당국은 누적된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 데다 계절적 요인이 바이러스 확산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거리두기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계절적 요인 영향, 무증상 감염자 넓게 퍼져"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1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주(12.20~26)간 전국 하루 평균 확진자는 1017명이다. 전국 거리두기 3단계 기준인 하루 평균 800~1000명을 넘어섰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며 “의심환자에 대한 검사 양성률도 2%가 넘고 있어 수도권 중심으로 지역감염의 위험이 매우 커져 있다”고 말했다.

전국과 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 2.5단계로 지난 8일 올린 지 3주째인데도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통상 10~14일 이후에는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와 관련해 정은경 청장은 “계절적 요인도 있고, 익명검사의 양성률에서 보다시피 누적돼 있던 경증·무증상 감염으로 인한 지역 감염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14일부터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150곳에 임시선별검사소를 설치해 검사한 결과 현재까지 1140명의 숨은 감염자를 찾아냈다. 검사 대비 확진자 비율은 0.26% 정도다. 일상 공간 곳곳에 이미 바이러스가 넓게 퍼져 있다는 얘기이다.

정 청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데도 유행세가 꺾이지 않는 건 그만큼 지역감염이 높은 상황에서 사람간 접촉을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런 이유 탓에 지난 8월 2차 유행 당시와 달리 거리두기 격상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게 당국 설명이다. 정은경 청장은 “8월 유행 때는 감염원이 그렇게 광범위하지 않았고 역학적인 망을 통해 추적 관리함으로써 (환자를) 줄였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를 같이 해 확산세를 꺾을 수 있었다”며 “8월하고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8월 확산 때보다 신규 환자 절대 규모가 훨씬 큰 상황에서 거리두기를 올린 것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한번 확진자가 크게 늘면 떨어지는 데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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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당국은 내일(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3단계 격상 여부를 검토한다. 정은경 청장은 3단계 격상 가능성과 관련, “수도권 2.5단계의 거리두기에 더해 연말연시 특별방역강화대책을 같이 시행하고 있다”면서 “거리두기 단계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부처 의견과 준비 상황 등을 점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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