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다이어트 '효과도 황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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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대신 고기를 먹는 이른바 황제 다이어트가 전통적 다이어트보다 살을 빼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의학잡지 NEJM은 최근 이같은 결과를 담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의대 연구진의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진은 체질량지수(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가 43을 넘는 고도비만 환자 1백32명을 대상으로 두 가지 다이어트를 각각 6개월 동안 실시했다.


그 결과 저탄수화물 고단백의 황제 다이어트는 평균 5.8kg의 체중이 빠진 반면 저열량 저지방의 전통적 다이어트는 평균 1.9kg이 빠지는 데 그쳤다.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혈액 중 중성지방 수치도 황제 다이어트에서 20mg/㎗ 줄어든 반면 기존 다이어트에선 4mg/㎗ 감소했다.

당뇨 예방 효과를 의미하는 인슐린 감수성도 황제 다이어트에서 향상된 반면 기존 다이어트에선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1973년 미국인 의사 애트킨스에 의해 처음 시작된 황제 다이어트는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1천만권 이상의 책이 팔렸을 정도로 인기다. 국내에서도 90년대 초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시행하고 있는데 이번 결과로 공식적으로 효능을 인정받게 된 셈이다.

연구진은 연구결과에 대해 "탄수화물은 g당 열량이 4㎉로 지방의 9㎉보다 작지만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을 과잉 분비하게 하는 특유의 작용으로 당뇨와 복부비만.동맥경화 등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인슐린 과잉분비는 먹는 대로 살이 되는 이른바 비만 체질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선 지방보다 탄수화물 섭취의 제한에 주력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이러한 황제 다이어트의 우위는 1년이 지나면서 사라져 효능 면에서 기존 다이어트와 비슷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제 다이어트의 원리는 밥 대신 고기를 먹게 되면 몸에서 만들어지는 대사산물인 케톤이 식욕을 억제해 살이 빠지게 되는 것. 즉 고기 자체에 살을 빼는 특별한 성분이 있어서가 아니라 입맛이 사라지므로 전체적인 열량섭취가 줄면서 살이 빠진다. 황제 다이어트가 식욕 억제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강북삼성병원 비만클리닉 박용우 교수는 "수 주 이내 단기간 살을 빼는 데엔 황제 다이어트가 좋지만 6개월 이상 지속할 경우 전체적으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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