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첫 화이자 백신 싱가포르 도착…약속 지킨 리셴룽 "고대하던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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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70만의 싱가포르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을 들여왔다. 지난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국민에 밝힌 전 국민 백신 무료 접종 계획이 첫걸음을 뗀 것이다.

리셴룽 "내년을 낙관할 수 있는 근거 되길" #백신 확보·방역 병행…현재 지역감염 '0'

22일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출발한 싱가포르항공 소속 보잉 747화물기가 화이자 백신 1차분을 싣고 21일 밤 창이 공항에 도착했다.

싱가포르 교통 당국이 21일 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코로나 백신을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싱가포르 교통 당국이 21일 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코로나 백신을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리셴룽 총리는 21일 페이스북에 "첫 번째 백신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것을 보게 되어 기쁘다"며 "이는 우리가 모두 고대하던 선물"이라고 반겼다.

이어 그는 "백신의 안전과 효능을 확인한 싱가포르 보건과학 기구 등 많은 기관과 근로자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면서 "이곳으로 백신을 운반하는 데 도움을 준 물류 직원들에도 감사하다"고 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코로나 19 백신 도착을 환영하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코로나 19 백신 도착을 환영하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백신은 화물기에서 곧장 콜드체인(저온유통 체계) 시설로 옮겨졌고, 이후 다시 냉장 트럭을 통해 외부 보관시설로 이동했다. 이번에 도착한 백신이 어떤 식으로 접종될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도착 후 2~3주 이내에는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리셴룽 총리는 페이스북에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이 적절한 시기에 구체적인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니 계속 주시해 주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영하 80도까지 보관이 가능한 초저온 냉장 시설에 코로나 백신을 보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싱가포르 정부는 영하 80도까지 보관이 가능한 초저온 냉장 시설에 코로나 백신을 보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앞서 지난주 리 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올 연말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와 다른 정부 관료들도 의료진과 노인, 취약계층에 이어 조기에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또 싱가포르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을 확보한 최초 국가 중 하나라면서, 다른 백신들도 수개월 내 들어올 예정이라고 국민에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내년 3분기(7~9월)까지 모든 국민에 접종하기에 충분한 백신을 확보해 싱가포르인들과 장기 거주자에게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21일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화이자 백신 첫 물량의 모습이다. [AFP=연합뉴스]

21일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화이자 백신 첫 물량의 모습이다. [AFP=연합뉴스]

이날 리 총리는 "백신 도착 소식이 싱가포르인들에게 내년을 낙관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예방접종은 원하는 사람에게 이뤄지겠지만 모든 싱가포르인에 백신을 맞도록 권한다" 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지난 3~4월 하루 1000명 이상 신규 확진자가 나오자 방역 강화와 동시에 백신 확보에 범정부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8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배정하고 전방위로 제약사들을 접촉하는 한편 물류시설 확보에도 힘썼다.

방역 강화 조치 등에 10월 초부터는 신규 확진자 수도 한 자리대로 떨어지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현재는 지역감염자 제로(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2일 월드 오 미터 기준으로 싱가포르의 누적 확진자는 5만 8000여명, 사망자는 29명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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