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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난 너무 예뻐" 법무부 앞 또 등장한 秋 응원 꽃바구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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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정오 무렵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현관 앞에 등장한 꽃바구니들. 진보성향 커뮤니티 딴지일보 게시판 이용자들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응원하기 위해 보낸 것이다. 정유진 기자

21일 정오 무렵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현관 앞에 등장한 꽃바구니들. 진보성향 커뮤니티 딴지일보 게시판 이용자들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응원하기 위해 보낸 것이다. 정유진 기자

'누난 너무 예뻐요' '든든해요' '사랑합니다'….

21일 정오 무렵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현관에는 이같은 글귀가 적힌 꽃바구니가 줄줄이 진열됐다. 지난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2개월 정직' 징계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하면서 동시에 사의를 표명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응원하기 위해 진보성향 커뮤니티인 딴지일보 게시판 이용자들이 보낸 것이다.

추 장관의 사의 표명과 윤 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로 일단락된 '추-윤 갈등' 과정에서는 화환과 꽃바구니가 '지지 도구'로 쓰였다. '법치가 죽었다'며 근조(謹弔) 화환 공세로 상대 진영을 견제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밀어붙인 경우도 있었다.

'꽃 대립'은 지난 10월 대검찰청 앞에 화환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보수성향 시민단체 자유연대 등은 추 장관이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 등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자 윤 총장을 응원하기 위해 화환을 가져다 놨다. 같은 달 윤 총장이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등 작심 발언을 내놓으면서 화환은 계속 늘어나 350여개에 이르렀다.

추 장관 측은 윤 총장 화환을 의식한 듯 꽃바구니로 반격했다. 지난달 18일 추 장관 인스타그램에는 "법무부의 절대 지지 않는 꽃길을 아시나요"라는 글과 함께 법무부 청사 한편을 메운 꽃바구니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왔다. 사진 속 추 장관은 흐뭇한 표정으로 꽃바구니를 지켜봤다. 추 장관 측은 글에서 "매일 장관님에게 들어오는 수많은 꽃다발로 만들어진 꽃길"이라며 "성원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자유연대는 지난달 22일 '한심한 법무부 장관들' '힘들고 외로우면 집에서 쉬시오'라고 적힌 근조화환을 법무부에 보냈다. 자유연대는 당일 보도자료에서 "추 장관이 19일 소셜미디어에 꽃 사진을 올린 것은 타락한 권력의 오만한 행동"이라며 "법무부의 '꽃 정치'에 경종을 울리고 법치와 민주주의가 사망하고 있다는 진짜 민심을 보이기 위해 2주간 법무부 앞에 근조화환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후에도 '법무부 사망' '민주주의 사망' 등의 문구를 내건 상여 차량과 꽃상여를 법무부 청사 앞에 등장시키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김지혜·정유진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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