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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이민자 일자리도 줄었다…고용률·실업률 사상 최악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외국인과 귀화허가자 고용률과 실업률이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사진은 미나리를 수확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송봉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외국인과 귀화허가자 고용률과 실업률이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사진은 미나리를 수확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송봉근 기자

감염병은 내국인과 외국인을 가리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에 거주한 이민자의 일자리도 줄어들었다. 외국인 실업률은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0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외국인 취업자 수는 84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5000명(1.8%) 줄었다. 고용률도 63.7%로 지난해와 비교해 1.6%포인트 하락했다. 외국인 고용률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좋지 않았다.

최근 5년 이내에 귀화한 귀화허가자 취업자는 2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3000명(9.2%) 감소했다. 고용률은 59.1%로 지난해보다 5.7%포인트 줄었다. 귀화허가자 고용률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낮았다. 통계는 15세 이상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귀화허가자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외국인 실업자는 올해 5월 기준 7만명으로 전년 대비 1만9000명(38.2%) 늘었다. 외국인 실업자 수가 7만명을 기록한 것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실업률도 7.6%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 귀화허가자 실업자는 2000명으로 전년 대비 400명(20.0%) 늘었다. 실업률은 7.7%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올랐다. 외국인과 귀화허가자 실업률 모두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

국내 거주 이민자들의 고용상황이 악화한 것은 코로나19 영향 탓이 크다. 외국인과 귀화허가자 일자리가 감소한 분야를 살펴보면 이런 경향을 뚜렷이 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취업자 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광·제조업(-2만명, -5.0%)과 건설업(-1만명, -10.0%) 분야에서 감소 폭이 컸다. 귀화허가자는 도소매‧음식‧숙박(-1000명, -13.4%), 사업‧개인‧공공서비스(-700명, -12.1%)에서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영향을 받았던 제조업과 건설업 그리고 대면서비스업에서 특히 일자리가 많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외국인 국내 취업자의 45%는 거의 제조업에서 종사하는데 지난 5월에 코로나19로 주요국 경제봉쇄가 이뤄지면서 취업자 수가 많이 줄었다”며 “제조업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건설업과 도소매·음식·숙박에서도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임금으로 따졌을 때 올해 5월 기준 월 200만~300만원 미만을 받는 외국인 1만3000명(3.1%)이 줄었다. 또 월 임금 100만원 미만(-4000명, -9.9%)과 300만원 이상(-3000명, -2.0%), 100만~200만원(-2000명, -0.7%)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귀화허가자의 경우 월 임금 100만~200만원을 구간에서 2000명(11.9%)이 감소했다. 100만원 미만(-1000명, -16.7%)과 300만원 이상(-100명, -3.6%), 200만~300만원(-100명, -1.3%) 에서도 취업자 수가 줄었다.

외국인 근로자의 절반 이상(51.1%)은 월평균 200만~3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았다. 100만~200만원 미만(27.8%)과 300만원 이상(16.4%)이 뒤를 이었다. 귀화허가자의 경우 월 임금 100만~200만원 미만(48.0%)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0만~300만원 미만(31.3%)과 300만원 이상(11.0%) 순이었다.

올해 경제 사정이 좋지는 않았지만, 이민자 대다수는 한국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국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외국인은 81.0%, 귀화허가자는 81.5%였다.

그럼에도 외국인과 귀화허가자 10명 중 2명가량은 차별대우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차별 대우 경험 있는 외국인은 20.3%, 귀화허가자는 24.1%였다. 차별 이유는 출신 국가가 가장 많았다.

영주(F-5) 체류자격을 제외한 외국인 86.5%는 체류 기간이 만료된 뒤에도 한국에 계속 체류하길 희망했다. 체류 방법은 체류 기간 연장(54.5%), 영주 자격 취득(14.3%), 한국 국적 취득(10.3%) 순이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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