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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與, 입맛 맞는 공수처장 임명할 태세" 협상 막후 공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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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긴급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긴급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한 것과 관련해 “자신들의 수차 반복된 약속까지 뒤집으며 밀어붙이는 것은 자신들을 향하는 검찰 수사를 막고 장기집권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야당의 비협조로 부득이 공수처법을 개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이 원하는 공수처장 후보 중 적당한 인물이 있으면 동의하겠다는 자세로 여당 후보의 일부 수용 의사까지 밝혔다”고 반박하면서 협상 내막을 공개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집권여당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공수처장을 무리하게 임명하려는 요식절차를 시작한 만큼 이제 협상 내용의 일부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수처장 추천위 출범 이후 여야 간 공수처장 후보 선출을 위한 막후 협상이 진행됐고, 박병석 국회의장도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후보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 노력을 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추천된 후보 중 대한변협에서 추천한 사람을 포함해 2명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동의할 수 있다는 표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다음에 문재인 정권에서 중용된 차관급 법조인 두 사람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 중 한 사람에 대해 당사자가 동의를 하지 않는다고 들었을 뿐, 나머지 한 사람에 대해선 답을 듣지 못했다”며 “(민주당이)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인 것 같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민주당은 검사 출신 공수처장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그래서 국민의힘은 (여당 측에서 제안한) 법관 출신 공수처장도 일단 수용한다는 전제 하에 논의를 계속해왔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추천한) 법관 출신 중 일부 후보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공정한 검사 23명을 지휘하는 공수처장을 선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반대한 것은 권력에 예속되고 무능하고 편향적인 공수처장의 탄생”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재개와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여야 협상 과정을 무시하고 처음부터 낙점한 인물 그대로 공수처장 임명할 태세”라며 “이는 국민과 야당에 대한 기만이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에서 추천되고 투표에 부쳐진 김진욱, 전현정 후보는 야당에 의해 비토된 후보임을 명확히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천위가 이런 노력 없이 이미 부결된 후보들을 청와대 하명으로 다시 후보로 고른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무효일 것”이라며 “여야에서 거론된 다양한 후보군들, 박 의장이 제안한 후보군들을 포함해 원점에서 다시 추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 “협상내용 일방 공개…정치적 예의 어긋나”

한편 민주당은 주 원내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간 협상내용을 언급한 것에 대해 “정치적 예의에 어긋나고 불쾌한 행동”이라고 반발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태년 원내대표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여야 간 합의로 이뤄지길 기대하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 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내대표가 ‘청와대가 검찰 출신 후보에 난색을 표했다’고 말했다는 주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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