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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서 하루 최다 확진자 쏟아졌다…코로나에 삐걱대는 스가 내각

중앙일보

입력

도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일 최다 인원을 기록한 가운데 일본 정부 내에서도 현재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말로만 경각심을 호소할 게 아니라 '고투(Go To) 트래블'과 같은 내수 진작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정부 내 전문가들의 지적이 공개석상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10일 602명 확진, 기존 584명 기록 갈아치워 #정부 분과회의 “Go To 트래블에서 도쿄 빼야”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달 24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의 관광지인 센소지(淺草寺) 인근 상점에 여행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이용자에게 지급되는 쿠폰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달 24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의 관광지인 센소지(淺草寺) 인근 상점에 여행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이용자에게 지급되는 쿠폰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도쿄도는 이날 도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02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존 최다 기록이던 지난 5일 584명을 웃도는 수치다.

전날(9일)에도 도쿄도에선 신규 확진자가 4일 만에 500명을 다시 뛰어넘어 572명을 기록한 바 있다. 이들 중 65세 이상 노인이 103명으로 최다 기록을 다시 썼고, 중증 확진자도 59명에 달했다.

일본 전국적으로도 감염 확산세가 날로 뚜렷해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9일) 기준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2811명으로, 기존 2678명 기록을 11일 만에 갈아치웠다. 이로써 지난 3∼5월에 찾아온 1차 유행기(제1파), 7월 시작해 8월 정점을 찍고 9월까지 계속된 2차 유행기(제2파)와 비교할 수 없는 3차 유행기(제3파)의 재앙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최다치를 기록한 지난 9일 도쿄 시부야역 주변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연합뉴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최다치를 기록한 지난 9일 도쿄 시부야역 주변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연합뉴스]

상황이 이쯤 되자 정부 내 전문가들이 나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의 소극적 대응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정부 차원의 내수 진작 정책 고투 트래블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오미 시게루(尾身茂) 정부 코로나19 전문가 분과회의 회장은 9일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출석해 “감염 상황이 2번째로 나쁜 ‘스테이지3’ 지역인 도쿄도를 고투 트래블 정책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고투 정책을 이용한 여행은 '불필요한 외출'에 해당한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스가 내각이 내수 진작뿐 아니라 내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해 던진 승부수를 정부 내 전문가가 이처럼 강도 높게 비판한 건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후생노동성 전문가 조직 임원인 스트키 모토이(鈴木基) 국립감염증연구소 역학센터장도 10일 마이니치신문에 “지금의 대책만으로는 신규 감염자를 줄이지 못한다”며 “음식점 휴업, 지자체를 넘는 장거리 여행 자제 요청 등 한발 더 나아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스가 내각은 현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전날 “지금 시점에 스테이지3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지자체는 없다”고 한 데 이어 이날은 “사회 전체적으로 위기감을 공유해 대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분과회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고투 트래블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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