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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증환자 병상’ 3개뿐…“확산세 못 꺾으면 의료체계 붕괴”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일주일 넘게 200명 넘게 쏟아지며 병상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입원 환자를 위한 감염병 전담병원의 병상은 한 달 전만해도 약 70%의 여유가 있었지만 현재는 17%로 줄어들었다. 상태가 심각한 환자를 위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서울 전역에 3개 밖에 남지 않았다.

8일째 200명대…일상생활 속 감염 ‘심각’

서울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서울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서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51명으로 8일째 200명대를 이어갔다. 일상생활 속 집단감염이 계속된 탓이다. 9일 종로구 음식점 ‘파고다타운’ 방문자와 가족·지인을 중심으로 11명이 추가확진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180명까지 늘었다. 중구 남대문시장 상가에서도 확진자 8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34명이 됐다.

이 외에도 동작구 사우나 3명(누적 33명), 강서구 댄스교습시설 1명(누적 203명), 동대문구 체육시설 2명(누적 15명), 영등포구 교회 2명(누적 16명) 등 다양한 경로로 확진자가 추가됐다. 기존 확진자를 접촉한 뒤 감염된 경우는 어제 하루만 118명이 나왔고, 현재까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도 64명 늘었다.

빠르게 차오른 병상…한달새 가동률 29→83% 

한달 새 폭증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한달 새 폭증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9일 전국 확진자(646명)의 38.9%가 서울에서 쏟아지는 등 감염자 수가 크게 늘면서 서울 내 병상도 빠르게 차오르고 있다. 9일 기준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위한 감염병 전담병원의 병상 가동률은 83%였다. 지난 달 8일 병상 가동률이 29.4%였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달만에 가동률이 53.6%포인트 오른 셈이다.

특히 증세가 위중한 환자가 사용할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3개밖에 남지 않았다. 전체 62개 중 59개가 사용중이다. 경증 환자나 무증상 확진자를 위한 격리시설인 생활치료센터는 총 9개소 1937병상 중 1120개(57.8%)가 이용중이다. 즉시 이용 가능한 병상은 428개(22.1%) 뿐이다.

병상이 부족하다 보니 신규 확진자 중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고 자택에서 기다리는 ‘대기환자’도 늘었다. 7일 기준 140명이던 대기환자는 8일 125명으로 줄었다가 9일엔 157명으로 늘었다. 그나마 지난 8일 서울대병원이 340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 1곳을 개소해 여유가 생겼지만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25개 자치구 생활치료센터, 컨테이너 병상도 동원 

9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컨테이너형 치료공간 설치작업이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오는 10일까지 서울의료원에 컨테이너 치료공간을 설치해 확진자 중 경증과 중경증 환자 치료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뉴스1]

9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컨테이너형 치료공간 설치작업이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오는 10일까지 서울의료원에 컨테이너 치료공간을 설치해 확진자 중 경증과 중경증 환자 치료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뉴스1]

서울시는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중증환자의 경우 서울에 있는 국가지정격리병상 중 20개 병상을 중증환자 전담병상으로 전환하는 것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의 중”이라며 “서울대병원 8개, 이대서울병원 2개 등 상급종합병원과도 중증환자 전담병상을 추가하는 것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립병원 유휴공간 등에는 ‘컨테이너형 이동식 병상’도 설치한다. 감염병전담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환자의 회복을 위한 시설로 10일 서울의료원에 48개가 설치된다.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정식병상 확보만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박 국장은 “운영 의료진은 확보됐으나 서울시의 전체적인 병상 수요에 따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치구에도 생활치료센터를 1개씩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박 국장은 “이번주 내에는 5개 자치구 생활치료센터가 개소하고 다음 주까지 25개 자치구에 모두 문을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 서울시는 다중이용시설이나 지역별 확진자 수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임시선별 진료소도 71개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박 국장은 “코로나19가 국내 발생한 이후 가장 큰 위기”라며 “확산세를 꺾지 않으면 의료체계 붕괴와 사회적인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서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서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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