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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식당' 개업한 정세균...첫 손님은 강경화, 메뉴는 떡볶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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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TV국민방송 유튜브 캡처]

[사진 KTV국민방송 유튜브 캡처]

정세균 국무총리가 매주 장관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 현안들을 이야기하는 토크쇼 진행을 맡았다. 오는 11일 첫 방송되는 KTV 프로그램 ‘어서 오세요 총리식당입니다’의 첫 손님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선정됐다.

KTV는 지난 8일 유튜브를 통해 “정세균 총리와 함께한 특별한 한 끼! '어서 오세요, 총리식당입니다' 1회 강경화 장관 편”을 선공개했다. 12분 분량의 영상에서 두 사람은 강 장관이 주문한 떡볶이와 김밥을 먹으며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 정립, 외교부의 역량 강화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27일 촬영한 영상에서 정 총리는 강 장관을 위해 떡볶이와 김밥 세트를 준비했다. 정 총리가 직접 음식을 서빙하며 “장관님이 좋아하신다는, 햄 없는 김밥과 떡볶이를 세트로 준비했다”고 말하자 강 장관은 “허기가 질 때면 늘 먼저 먹고 싶은 게 김밥”이라며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이라고 화답했다.

식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대화 없이 진행됐다. 식사를 마친 뒤 두 사람은 강 장관의 지난달 방미 성과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정 총리가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오는 부분에 대해 국민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운을 떼자 강 장관은 “좀 민감했지만 그쪽(민주당)에서 적극적으로 만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했다.

"북핵 문제, 어떤 정부도 과거로 회귀하지 않아" 

[사진 KTV국민방송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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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은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한국과의 동맹을 아주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두고 있다”며 “그런 전제 위에서 양자 동맹 현안이라 할 수 있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새 정부가 들어서는 대로 적극 타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정부도 과거로 회귀하는 정책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러 가지 진전이 있었고, 한·북·미 정상 차원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전 세계에 공약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굉장히 진전된 상황이고,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잡으면서 진전을 이루기에 시간이 마냥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한미 간 공조를 긴밀하게 이어나갈 준비를 정부로서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가 “쿤스 상원의원과 대화가 통했냐”고 묻자 강 장관은 “바이든 새 행정부의 가장 시급한 사안이 코로나19 대응이고, 거기에 대해 우리가 높은 병가를 받고 있어서 미국의 신 행정부가 하는 노력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도 바이든 새 행정부가 나가는 방향과 우리가 나가는 게 너무 일치하고 이를 통해서 한미동맹의 또 한 차원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수준에 걸맞은 외교 역량 펼쳐야" 

[사진 KTV국민방송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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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 총리가 “경제 수준에 걸맞은 외교 역량과 실질적으로 외교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 국익을 위한 길”이라고 하자 강 장관도 적극 호응했다.

강 장관은 “영국 총리께서는 내년도 의장국으로서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우리 대통령을 초대하신 상황”이라며 “G7에 걸맞은 외교를 펼쳐야 하는데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국민이 가장 신속하게 접속할 수 있는 것이 외교부 영사 콜센터”라며 “1년에 20만건의 민원이 국내외에서 접수되는데 전화를 받고 콜을 하려면 통신비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어 “이를 무료화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고, 카카오와 제휴해 카카오 플랫폼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영사 콜센터의 디지털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상황 속 정부의 대응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정 총리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재외국민에게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함으로써 ‘국가가 존재하는구나’ ‘국민이 위험에 처해있을 때 국가가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구나’ 상당수 국민이 자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며 “외교부가 외교 역량을 발휘해 교섭하고 비행기를 띄우는 노력을 했다”고 했다.

이에 강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외교부가 응급 비행사처럼, 발이 묶인 5만명 넘는 우리 국민을 120개국으로부터 귀국하시는 데 지원을 해드렸다”고 말했다.

ODA, 2030년까지 GNI 대비 0.3% 까지 높여야 

[사진 KTV국민방송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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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 총리는 공적개발원조(ODA·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이나 국제기관에 하는 원조)에 관심이 많다면서 국민 보호는 물론이고 지구촌에서도 우리의 역할을 마다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우리 국민이 유니세프 등 국제구호기구 자발적으로 내는 기부금이 세계 2~3위권”이라며 “국제구호기구에서도 우리나라를 주요 모금 국가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ODA가 국민총소득(GNI) 대비 0.17%밖에 안 된다”며 “연내에 0.2%를 하겠다고 공약했고 2030년까지 0.3%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한 상황”이라고 했다.

강 장관은 “유엔(UN)이 제시한 목표는 0.7%이지만 이를 유지하는 나라는 몇 안 된다”면서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지만 이른 시일 내에 0.3%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총리는 “‘국내에도 힘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 사람들을 도와줘야지’ 라고 말씀하는 분도 있다”며 “당연히 국내 어려운 분들을 도우면서 지구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상 말미에 강 장관은 “총리식당 1호 손님이 된 것이 너무 영광스럽고 일부러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해주시고 직접 주셔서 몸 둘 바를 몰랐다”며 “편하게 대화를 이끌어주신 총리님과 밥도 맛있게 먹고 대화도 정말 즐겁게 나눴다”는 소감을 밝혔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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