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연내 백신 접종 시작"…냉동고 비축, '접종 허브' 물색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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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이 시작되면서 일본도 '연내 접종'을 목표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각 제약사 일본인 대상 임상 시험 중 #빠른 절차 위해 '특례 승인' 적용될 듯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9일 아사히신문은 후생노동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이르면 올해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정부가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연내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초기 백신 공급량이 한정돼 있는 만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접종이 이뤄지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일본은 현재 화이자-바이오앤테크에서 1억 2000만 회분, 모더나에서 5000만 회분, 아스트라제네카에서 1억 2000만 회분의 백신을 각각 확보했다. 접종 인원으로 보면 일본 총인구(약 1억 2600만명)를 넘어서는 1억 4500만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이다.

제약사들은 아직 일본 정부에 사용 승인을 요청하지 않은 상태다. 아사히에 따르면 현재 화이자는 160명, 아스트라제네카는 250명의 일본인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모더나도 곧 일본에서 임상을 시작한다. 기존 임상 결과에 일본인 임상 결과를 합쳐 후생노동성에 승인 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

제약사의 신청이 있을 경우 일본과 같은 수준의 승인 제도가 있는 나라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에 한해 심사를 간소화할 수 있는 '특례 승인'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전 국민 코로나19 백신 무료접종을 골자로 하는 '개정 예방접종법'이 지난 2일 일본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백신 접종 비용은 정부가 전액 부담한다. 부작용 피해 배상과 제약사를 상대로 한 손해 배상도 정부가 책임진다.

의료 종사자와 노인, 지병이 있는 사람이 우선 접종 대상이다. 지병의 범위와 임산부 등을 대상에 포함할지 등 세부 사항은 현재 논의 중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난 1일 도쿄 시부야 거리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난 1일 도쿄 시부야 거리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후생노동성은 화이자 백신의 보관을 위해 영하 70도로 저장이 가능한 냉동고를 3000대 확보하고, 지자체의 구입비용도 지원할 방침이다.

배송에 사용할 드라이아이스도 대량 구매한다. 초저온 상태로 보관해야 하는 백신의 경우 특정 장소에 대상자를 모으는 '집단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자체별로 장소 물색에도 들어갔다.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 내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인 만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초기 접종자들의 건강 상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우선 접종 대상이 되는 의료종사자 1만명 정도에 동의를 얻어, 접종 후 일정 기간 건강 상태를 관계 기관에 보고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8일 하루 일본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2174명, 사망자는 하루 최다 기록인 4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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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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