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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2200억 투자, 신약 개발 ‘게임 체인저’ 손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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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 3일 SK㈜ 장동현 사장(오른쪽)과 로이반트 사이언스 비벡 라마스와미 사장이 화상회의로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협약식을 했다. [사진 SK]

지난 3일 SK㈜ 장동현 사장(오른쪽)과 로이반트 사이언스 비벡 라마스와미 사장이 화상회의로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협약식을 했다. [사진 SK]

SK㈜가 혁신 바이오 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미국 로이반트(Roivant Science)에 2억 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7일 밝혔다. 2014년 설립된 로이반트는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신약개발 과정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전환(DT) 기술 등을 활용한 플랫폼을 적용해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기업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7년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단일 바이오 벤처로는 사상 최대인 11억 달러 규모(1조2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미 로이반트와 전략적 파트너십 #AI·데이터 활용, 신약 개발시간 줄여 #손정의도 3년 전 11억 달러 투자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 시장 진출

SK㈜는 이번 제휴를 통해 로이반트가 자회사로 설립 예정인 표적 단백질 분해 연구 전문 자회사의 2대 주주로 공동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기업이 미국의 ‘표적 단백질 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 치료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SK㈜가 최초다.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는 질병의 원인인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기존 신약들은 이 단백질의 기능을 최소화하거나 억제하는 방식을 찾는 데 주력해왔다. 이 때문에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는 신약 개발 기술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원인 단백질 자체를 분해하는 방식인 만큼 내성 문제도 없다.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개발을 위해선 수많은 이종(異種) 단백질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AI 플랫폼이 필수 요건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 관련 주요 기업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 관련 주요 기업 현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SK㈜ 관계자는 “로이반트는 선도 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AI 개발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며 “현재 6개의 질병 단백질에 대해 AI를 활용한 단백질 분해 신약을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SK㈜와 로이반트는 이미 이 기술로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에 임상 진입이 예상된다. 계획대로라면 SK㈜ 입장에선 뇌전증 등 중추신경계에 국한돼 있던 제품 포트폴리오를 항암과 난치병 등의 영역으로 넓히게 된다.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은 투자 업계에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분야 1세대 격인 아비나스(Arvinas), 카이메라(Kymera), C4, 누릭스(Nurix) 등 4개 나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6조7000억원에 달한다.

낸드플래시. [사진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사진 SK하이닉스]

◆하이닉스도 176단 적층 낸드 개발=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SK하이닉스가 ‘만년 적자’에 시달리는 낸드플래시 부문의 반등을 위해 사활을 걸었다. SK하이닉스는 7일 “업계 최고층인 176단 512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사진)를 개발해 지난달 컨트롤러 업체에 샘플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올 10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90억 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지 채 두 달도 안 된 시점이다.

이날 SK하이닉스가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힌 176단 낸드플래시의 경우,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한 달 전 양산까지 발표한 제품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력 상품인 128단 낸드플래시와 비교해 적층 난도가 더 높다. 더군다나 마이크론은 96단에서 바로 176단 낸드플래시 메모리로 이른바 ‘퀀텀 점프’(대약진)를 했다.

SK하이닉스의 176단 낸드플래시는 내년 3분기쯤 양산될 예정이다. 낸드플래시 사업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2.6% 오른 11만8000원까지 상승했다. 4거래일째 신고가 행진이다.

이수기·김영민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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