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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北, 확진자 0명인데 국경 더 폐쇄…좀 이상한 상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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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5일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최 바레인 '마나마 대화'에서 북한과 코로나19 협력에 관한 질문에 ″코로나 확진자가 전혀 없다는 북한 주장은 믿기 어렵다″며 ″좀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IISS 유튜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5일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최 바레인 '마나마 대화'에서 북한과 코로나19 협력에 관한 질문에 ″코로나 확진자가 전혀 없다는 북한 주장은 믿기 어렵다″며 ″좀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IISS 유튜브]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를 순방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혀 없다는 북한 주장은 믿기 어렵다"며 "좀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이 국경을 폐쇄하고 방역에 집중하는 모순된 상황을 보인다고 꼬집은 것이다.

"북한에 여전히 코로나 지원할 준비돼 있어, #남·북·미 정상 완전한 비핵화 약속은 중요 성과"

강 장관은 5일(현지시간)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한 중동지역 안보 대화인 '마나마 대화'에서 북한과 코로나 협력에 관한 질문에 "북한이 우리 코로나19 방역 지원 제안에 별로 호응하지 않고 있다"며 "나는 코로나19 도전이 사실상 '북한을 보다 북한답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더 폐쇄적이 되고, 코로나19 대응에 관해선 거의 토론이 없는 하향식(톱다운) 결정 과정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지만 믿기 어렵다"며 "모든 신호는 북한 정권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는 질병을 통제하는 데 아주 강도 높게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좀 이상한 상황(a bit of an odd situation)"이라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우리는 여전히 북한에 코로나19 관련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공중보건 관련 동북아 협력체에 참여하라고 초청한 바도 있다"라고도 했다.

이번 중동 방문 중 문재인 대통령이 국토교통·행정안전·보건복지·여성가족부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하면서 강 장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유일한 원년 멤버이자, 3년 6개월여를 재임한 최장수 장관이 됐다.

강 장관은 질의응답에 앞서 마나마 대화 기조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북한을 포함해 코로나19 동북아 방역 협력체를 출범하자고 제안했다"며 "이 구상을 통해 북한을 보건과 안전을 지키는 역내 메커니즘에 참여시킴으로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새로운 긍정적 기운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선 "미국과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을 비핵화 협상에 참여시키는 지난 3년간 강도 높은 노력이 있었던 이래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북핵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라며 "이후 대화가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하지만 "대화 중단이 우리가 지난 3년간 이룬 진전을 없앨 수는 없다"라며 "가장 중요한 건 남·북·미 3국의 최고위급(정상)이 공개적으로 국제 사회에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우리가 바이든 행정부와 협력을 준비하면서 미국 동료들과 논의하는 기반이 될 것이며, 이후 비핵화뿐 아니라 남북 트랙,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위한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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