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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재용, 미래 CEO 후보군 늘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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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호 15면

고승환 부사장, 이강협 부사장, 최방섭 부사장, 김학상 부사장(왼쪽부터)

고승환 부사장, 이강협 부사장, 최방섭 부사장, 김학상 부사장(왼쪽부터)

‘삼성 특유의 성과주의 원칙은 재확인했지만 파격은 없었다. 대신 뉴삼성의 기틀을 다자기 위해 차세대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 4일 나온 삼성전자 정기 임원 인사의 특징이다. ‘안정 속 변화’를 택한 2일 사장단 인사의 기조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214명 승진 임원 인사 #‘안정 속 변화’ 역대 세 번째 규모 #발탁 25명, 41세 이윤경 최연소

이번 임원 인사에서 214명이 승진했다. 111명이 상무로 승진해 새롭게 ‘별(상무)’을 달았고, 55명이 전무로 승격됐다. 차세대 CEO 후보군인 부사장은 31명 배출됐다. 이번 임원 인사 인원(214명)은 2014년(227명)과 2018년(221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반도체(DS)·소비자가전(CE)·모바일(IM) 세 축이 호실적을 낸 데에 대해 삼성 특유의 ‘성과주의 원칙’이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다.

차세대 CEO 후보인 부사장 승진자가 31명이나 배출된 것이 눈에 띈다. 2018년 정기 인사 때 27명의 부사장 승진자가 나온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에는 14명이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뉴 삼성’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미래 CEO 후보군을 두텁게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물론 부사장 인사에도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이 적용됐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고승환(58)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구매팀장(전무)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빅데이터 기반의 패널 가격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코로나19에 따른 국가별 부품 공급 운영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고 승진 배경을 밝혔다. 이강협(58)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은 가전 부문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한 공을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최방섭(57) SEA법인(미국) 모바일 비즈니스장, 이석준(55)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 최승범(56) 삼성리서치 기술전략팀 부사장, 김학상(56) 무선사업 NC개발팀 부사장 등도 차세대 CEO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나이·연차에 상관없이 초고속 승진한 ‘발탁 인사’는 25명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18명, 지난해 24명 등 해마다 발탁 인사를 늘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1969년생인 이준희 부사장이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석·박사를 한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5G 기지국 가상화 기술(vRAN)을 주도한 무선통신기술 전문가다. 비스포크 냉장고와 그랑데 AI 세탁기 개발에 기여한 이기수(56) 부사장도 발탁 승진했다.

외국인과 여성 임원 승진자는 10명이다. 지난해보다 1명 늘었다. 신임 여성 임원 중에는 1979년생인 이윤경 삼성리서치 데이터분석랩 상무가 최연소다. 소프트웨어 분야 임원 승진도 늘었다. 지난 4년간 7~15명 수준에서 올해는 21명으로 증가했다. 무선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한 윤장현(52) 무선SWPL2그룹장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 개발 등에 기여한 이종열(50) 메모리사업부 SW개발팀장이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미래 핵심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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