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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노을 사진 올리며 "검찰의 시대는 결국 저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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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대검찰청 검찰정책연구관. 뉴스1

임은정 대검찰청 검찰정책연구관. 뉴스1

임은정(46·사법연수원 30기) 대검찰청 검찰정책연구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 조치를 두고 “검찰의 시대는 결국 저물 것”이라며 “감당하지도 못하는 권한을 움켜쥐고 사회 주동세력인 체하던 시대는 저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26일 페이스북에 노을 사진을 올리며 “상경 후 해 지는 바다를 2번 봤다”, “제 몫을 다한 해의 뒷모습을, 그 달궈진 몸을 품어 식혀주는 바다의 넉넉함을 옷깃을 여미며 하염없이 바라보게 된다”며 이처럼 적었다. 검찰을 ‘지는 해’로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 검사는 “부딪치고 깨어지는 파열음이 요란하다”며 “우리 검찰이 감당하지 못하는 권한을 흔쾌히 내려놓고 있어야 할 자리로 물러서는 뒷모습이 일몰의 장엄함까지는 아니어도 너무 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었다. 그럴 리 없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릇에 넘치는 권한이라 감당치 못하니 넘치기 마련이고, 부끄러움을 알고 현실을 직시하는 지혜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안 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그럼에도 검찰의 시대는 결국 저물 것이고, 우리 사회는 또다시 나아갈 것이다. 그게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역사”라며 “검찰 구성원이라 속상하지만 의연하게 일몰을 맞으며 내일을 준비하겠다”고 썼다.

26일 임 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26일 임 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한편 이날 오전 전국 고검장 9명 중 6명(조상철 서울고검장, 강남일 대전고검장, 장영수 대구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은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현재 상황과 조치에 대한 냉철하고 객관적인 평가와 판단 재고를 간곡히 건의 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장관의 총장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신중함과 절제가 요구되고 절차와 방식이 법령에 부합하며 상당성을 갖춰야 한다”며 “최근 몇 달 동안 수차례 발동된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가 횟수와 내용 측면에서 신중함과 절제를 충족했는지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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