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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 업그레이드] 3. 간을 살리자

중앙일보

입력

일반인은 간이라고 하면 술을 먼저 떠올리지만 음식이나 약도 간의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간은 인체내에서 화학공장 역할을 하며 영양을 저장.공급하고,독성물질의 해독작용을 하기 때문.

◇간과 음식

건강한 간을 유지하려면 지방(포화지방).당분.강한 자극성 식품을 삼가야 한다. 차와 커피도 지나치게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또 비타민C와 B12, 엽산이 고갈되기 쉬우므로 이들 비타민이 많이 든 식품을 즐겨 먹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내과 한광협 교수는 "간은 소화.흡수된 영양소의 대사와 저장과정에서 중심역할을 하는 장기"라며 "어떤 영양소가 과다 섭취되거나 부족한 경우 간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간 질환자는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아침을 거르지 않고 하루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질병 극복에 도움이 된다.

간 질환자에게 영양을 골고루 제공한 결과 임상경과가 호전되고 면역성이 높아지며, 간 재생능력이 회복됐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영양과 라미용계장은 "소화불량.메스꺼움 등으로 식욕이 떨어진 간 질환자는 간식을 자주 해야 한다"며 간식거리로 과일, 유제품(두유.우유.요쿠르트 등), 견과류(땅콩.호두.잣 등)를 추천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이나 민간요법 식품을 구입해 먹는 것은 위험부담이 따른다. 간 질환자는 여름철에 생선회.육회 등 날 음식을 먹는 것을 삼가야 하며 염분섭취량도 가능한 줄이는 것이 좋다.

◇간과 약

우리가 복용한 약은 위.장에서 흡수된 뒤 간으로 들어간다. 간은 우리 몸에 들어오는 약의 1차 관문이다. 따라서 약의 대부분이 간에 크고 작은 부담을 준다. 이는 주사약도 마찬가지다. 약을 장기간 복용할 때 간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홍원선 교수는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간 질환자는 장복(長服)하고 있는 약이 원인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머리가 자주 아파서 먹는 진통제나 관절염 약은 한 두번 복용할 때는 상관없지만 장복할 때는 간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 질환자는 이런 약을 단기 복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최경업 약제부장은 "해열진통제.항생제.결핵치료약.항진균제.피임약 등 호르몬제.할로탄 등 마취제가 대표적인 간독성 약이지만 실제 거의 모든 약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약복용 후 간이 나빠졌다는 환자도 있다. 한약재에 스며든 중금속이 원인일 수 있다. 민간요법 식품.녹즙 등이 간 질환을 악화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간장약 남용은 곤란

우리 국민이 유난히 애용하는 간장약은 간 질환의 극복을 간접적으로 돕는 약일 뿐 직접적이고, 근본적으로 병을 치료하는 약은 아니다.

시판중인 간장약 가운데는 동물실험을 통해 효과가 인정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체내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내는지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임의로 여러 간장약을 구입해 복용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간장약을 복용하면 간은 이 약까지 해독시켜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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