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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까지 띄웠다, 농장 닭·오리 AI감염 차단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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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최근 제주도에서 고병원성 ‘H5N8’형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됐다. 도 방역당국이 지난 23일 오후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드론을 활용해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제주도에서 고병원성 ‘H5N8’형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됐다. 도 방역당국이 지난 23일 오후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드론을 활용해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투가 한창인 가운데 또 다른 방역 전투가 벌어지는 현장이 있다. 이곳의 적은 조류인플루엔자(AI)다. 전파력이 강하고 폐사율도 높은 고병원성 AI가 각국에서 확산하는 탓에 방역 당국의 긴장감은 최고조다.

야생 원앙 분변서 항원 검출 비상 #방역당국 “철새도래지 방문 자제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5일 기준으로 국내 가금류(닭·오리 등) 농장 중 AI가 발생한 곳은 아직 없다. 지난달 21일 충남 천안시 풍세면 봉강천에서 채취한 야생 원앙 분변에서 처음으로 고병원성(H5N8형) AI 항원이 나온 이후 35일째다.

농장에서 키우는 닭·오리가 아닌 야생 조류이긴 하지만 국내에서 고병원성 AI를 확인한 건 2018년 2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었다. 철새 도래지인 경기도 용인시 청미천(지난달 24일)과 이천시 복하천(지난 10일), 제주도 하도리(지난 17일) 등에서도 고병원성 AI 항원이 잇따라 검출됐다. 농식품부는 지난 10일 고병원성 AI 위험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농식품부 산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의 전학규 사업처장은 “항원 검출 지점에 초동 대응팀을 투입해 사람·차량 등을 통한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예방적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이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고병원성 AI는 가축 방역 선진국으로 꼽는 일본과 유럽까지 뚫었다. 일본은 지난달 24일 야생 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를 처음 확인했다. 12일 만에 가금 농장으로 번졌다. 일본은 지금까지 가금류 140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국내에선 정부가 지난 9월부터 ‘가축질병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겨울 철새 유입 시기에 접어들면서 야생 조류의 분변 채취와 포획 검사도 벌였다. 25일까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등에서 AI 검사 목적으로 포획한 야생 조류는 1000마리에 이른다. 채취한 분변 시료는 4만 점이 넘는다. 전통시장에 나온 가금류 4만2400마리도 검사했다. 꿩·메추리·칠면조·타조·기러기 등의 시료도 4만3964건(항원)을 채취해 검사를 진행했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는 AI 예방 등을 위해 ▶가금 농가 종사자와 축산 차량은 절대 철새 도래지를 방문하지 말고 ▶거점 소독시설에서 차량과 운전자는 철저히 소독하고 ▶농장 안팎에서도 소독·청소와 차단 벨트(생석회) 구축 지침 등을 성실히 따라달라고 당부했다.

모인필 충북대 수의학과 명예교수는 “과거 국내 가금 농장의 AI 감염 대부분이 12월 중순부터 이듬해 1~2월까지였다. 아직 농가에 (AI) 발생이 없다고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종=조현숙·임성빈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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