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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 정신건강] 거짓말을 자주해요

중앙일보

입력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귀엽게만 자라온 개구쟁이인데 요즘 거짓말이 늘어서 걱정이에요. 알림장 내용부터 시험 성적까지 사사건건 거짓말만 늘어놓으니 친구들 사이에서도 신용을 잃을까봐 걱정입니다. 그럴 때마다 야단을 치는데 잘하는 건지요?"

자녀의 거짓말 때문에 많은 어머니들이 걱정하곤 합니다. 사실 거짓말을 전혀 안하고 사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아주 어린 나이 땐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면 오히려 상상력이 풍부한 영특한 아이로 여기기도 합니다.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합니다. 사랑과 관심이 부족한 아이가 부모나 타인의 주의를 끌기 위해 그러는 경우도 있습니다.

못된 친구를 무찌르고 싶은 아이가 "오늘 그 아이를 혼내줬어요"라고 의기양양하게 거짓말을 하는 식이지요. 야단 맞을까봐 하는 거짓말은 매우 흔한 형태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과중한 과제나 스트레스로 궁지에 몰려 할 수 없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지 능력이나 판단력이 부족한 아이가 무심코 한 말이 거짓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2차적인 물질적.심리적 이득을 얻기 위해 나쁜 마음에서 하는 의도된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이란 잘못된 의사소통의 한 형태입니다. 당연히 대인관계에 문제가 되고 따돌림을 당하거나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정서적으로도 불안.우울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처럼 이미 판단력과 현실 감각이 있는 상태의 거짓말은 더욱 심각할 수 있지요.

거짓말하는 버릇을 은연중에 부모로부터 배우지는 않았는지, 거짓말 자체만 문제삼고 야단 쳤을 뿐 이면에 있을 수 있는 여러 이유를 알아보려 하지 않고 넘어갔는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습관적 거짓말을 고치지 않는 아이 중에는 반항장애나 행동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격장애로 발전할 소지가 있는 경우도 있고 불안이나 우울증 등 정서장애의 한 형태로 나타나는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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