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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광화문 차벽 정당, 집회가 부당"…민중대회엔 언급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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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알릴래오 캡처]

[유튜브 알릴래오 캡처]

“존 스튜어트밀의 논리를 따르면 광화문 차벽은 정당한 제약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3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3’에서 존 스튜어트밀의 책 ‘자유론’에 대해 설명하며 10월 3일 개천절 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에 차벽을 설치한 정부 조치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집회신고를 반려하고 집회 강행을 물리적으로 막는 문제를 ‘자유론’적 관점에서 보면 정당한 제약이다”라며 “어떤 사람의 행동이 타인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지점에서 개입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증상자가 많고 8·15 집회 당시 대규모 확산 경험이 이미 있기 때문에 집회를 방치하는 것은 타인의 자유와 복리를 부당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뜻”이라며 “오히려 집회를 하는 게 부당하다. 집회를 막지 않으면 정부가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 이사장은 14일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는 민중대회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민주노총은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전국단위의 집회를 열겠다고 10월부터 예고해 왔었다. 이날 서울 도심 등 61곳, 지역 12곳에서 약 1만5000명 규모의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주최 측은 당국이 제한하는 100명이 넘지 않게 집회 당 참가자를 제한, 전국 곳곳에서 쪼개기식 집회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14일 공식 논평을 통해 “정부는 민노총의 민중대회를 앞선 광복절 집회 등과 다른 잣대로 수수방관한다. 개천절 당시에는 ‘재인상성’까지 쌓더니 네편 내 편 가르는 선택적 방역을 한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유시민 이사장은 당초 “책 얘기만 하겠다”며 지난 6일 도서 비평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3’를 시작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4·15 총선 전 ‘범여권 180석 차지’ 발언으로 정치권 도마 위에 오르면서 정치 비평을 중단했었다. 이날 방송에서 유 이사장은 자유론을 설명하며 광화문 차벽 외에도 정부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QR코드 인증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감염 확률이 높은 공간에, 시간에 있었다면 이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맞다. 정부가 정당하게 개입하는 것이다”라며 “나는 QR 코드를 찍을 때마다 아무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혹시 이 시간에 나와 같은 공간에 확진자가 있었다면 내가 그걸 알길 원한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정치 경험과 관련해서 유 이사장은 “정치할 때 분재(盆栽)가 되는 것 같아서 고통스러웠다”며 “(정치는) 다수의 요구와 소망, 감정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늘 살피고 거기에 나를 맞춰야 한다. 그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도 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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