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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절단 배달원에 할 말은?" 질문에 침묵한 만취 역주행男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일 오후 3시 인천지법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및 도주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A씨(38)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열렸다. 뉴스1

13일 오후 3시 인천지법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및 도주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A씨(38)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열렸다. 뉴스1

만취상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오던 20대 오토바이 배달원을 크게 다치게 한 30대 운전자가 13일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의 위험운전치상 및 도주차량 등 혐의로 A(38)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인천지법은 앞서 이날 오후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취재진이 영장실질심사 전 "(음주 사고 후) 왜 도주했느냐"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고 묻는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지난 11일 오전 4시25분쯤 인천시 서구 원창동 한 주유소 인근 도로에서 만취한 승용차 운전자 A씨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B씨(23)의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 받았다. 뉴스1

지난 11일 오전 4시25분쯤 인천시 서구 원창동 한 주유소 인근 도로에서 만취한 승용차 운전자 A씨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B씨(23)의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 받았다. 뉴스1

A씨는 지난 11일 오전 4시 25분쯤 인천시 서구 원창동 한 편도 4차로에서 술에 취해 쏘나타 승용차를 몰다가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던 중 마주 오던 B(23)씨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배달원인 B씨는 이 사고로 왼쪽 다리가 절단되고,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B씨는 배달 대행업체 소속 배달원으로, 회사 동료들과 회식을 한 뒤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고를 낸 뒤에도 150m가량 도주하다가 차량 타이어가 고장나 정차했고, 인근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체포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71%로 면허 취소 수치였다. A씨는 과거에도 음주운전을 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A씨에게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 특가법과 운전면허 정지·취소 기준 등을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해 (범행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사고 이후 도주한 것은 아니고 차량을 갓길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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