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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민노총 집회 허용은 경찰의 이념편향 드러낸 것"

중앙일보

입력

국민의힘 의원들이 13일 김창룡 경찰청장을 찾아 주말로 예정된 진보 단체의 집회 허용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야당 의원들은 특히 "경찰의 이념 편향적인 치안, 정치 편향적인 행정의 실체가 명백히 드러났다"며 "보수 성향 국민과 진보 성향 국민의 주권은 다른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전농·전여농 등 민중 진보단체 관계자들이 민중생존권 보장과 사회불평등 해소, 한반도 평화실현,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2020 전국민중대회' 선포 기자회견에서 민중고를 울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민중대회는 오는 14일 전국 13개 지역에서 동시다발 분산집회로 개최된다. 연합뉴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전농·전여농 등 민중 진보단체 관계자들이 민중생존권 보장과 사회불평등 해소, 한반도 평화실현,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2020 전국민중대회' 선포 기자회견에서 민중고를 울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민중대회는 오는 14일 전국 13개 지역에서 동시다발 분산집회로 개최된다. 연합뉴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명수ㆍ김형동ㆍ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경찰청을 방문해 김 청장과 약 25분간 면담했다. 이들은 면담에 앞서 성명서를 통해 “개천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지금의 코로나19가 다른 것이냐. 보수 성향 국민과 진보 성향 국민의 주권이 다른 것이냐”고 따졌다.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노동계는 14일 서울 시내 30곳을 포함한 전국 40여곳에서 10만명 규모의 전국민중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100인 이상 집회를 금지하고 있는 서울시 방침에 따라 여의도 공원 등에서 99명 규모 집회를 동시다발적으로 연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에대해 “광화문 등 집회 자체가 전면 금지된 지역이 아니라면 99명까지는 집회가 가능하다”며 “인원이 100명을 넘어서는 등 직접적이고 명백한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현장에서 해산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야당 의원들은 경찰의 입장에 대해 “불과 얼마 전까지 문재인 정부의 경찰과 서울시는 코로나19의 확산 우려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운운하면서 보수 시민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집회를 불허했다”며 “결과적으로 경찰과 서울시가 지키려 했던 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온갖 비리와 무능, 그리고 독선과 오만의 폭정이었던 것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보수단체가 지난달 개천절과 한글날 서울 광화문 등에서 정부 규탄 집회를 신고했을 때는 버스와 바리케이드로 차벽을 만들고 집결 자체를 차단했다. 야당이 코로나19 확진자 수 추이를 비교해도 개천절 집회 대처 방식과 민주노총 집회에 대한 대응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127.4명으로 개천절 직전 일주일 평균(71명)보다 79%(56.4명) 많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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