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억중 100만원 쓴 실내체육 쿠폰, 내년에도 180억원 편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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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하는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연합뉴스

질의하는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실집행률 0.008%(100만원)에 불과한 ‘민간 실내체육시설 할인쿠폰’ 사업비를 내년 예산안에 또 180억원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도 예산안 사업설명자료’를 11일 분석한 결과다.

실내체육시설 할인쿠폰 사업은 지난 7월 3차 추경에서 편성됐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내수 소비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목적이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6대 분야(공연·전시·영화·숙박·관광·체육시설) 가운데 실내체육시설 할인쿠폰에 122억원이 배정됐다.

헬스장·체육관 등 이용자가 쿠폰(3만원)을 다운로드 받아가면 체육시설이 사용료에서 3만원을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이후 문체부가 이를 예산으로 보전해준다.

하지만 김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122억원이 편성됐던 실내체육시설 할인쿠폰은 10월말 기준, 100만원(0.008%)만 실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상향,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실내체육시설 가동이 사실상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이란 암초를 만나 3개월간 표류한 셈이다.

김 의원은 표류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내년에도 180억원을 편성한 건 지나치게 안이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코로나19 피해업계를 지원하는 예산인데, 재확산 불확실성에 별 효과가 없다면 차라리 재확산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 직접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 김 의원 측에 “11월 이후 쿠폰 40만장이 모두 다운로드가 됐다. 50% 정도가 사용한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연말에는 집행률이 대폭 상승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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