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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만에 나타났다, 화나면 몸색깔 바꾸는 카멜레온의 비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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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만에 재발견된 볼츠코우 카멜레온. Frank Glaw

100여 년 만에 재발견된 볼츠코우 카멜레온. Frank Glaw

눈을 위아래로 요리조리 돌려가면서 조심조심 나뭇가지 위를 걸어갑니다.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가 하면 잎사귀처럼 초록색인 녀석도 있는데요.

[애니띵] 볼츠코우 카멜레온

100년 넘게 사라졌다가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볼츠코우 카멜레온(Voeltzkow’s Chameleon)입니다.

#자세한 스토리는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1913년 이후 사라져…마다가스카르섬에서 재발견

100여 년 만에 재발견된 볼츠코우 카멜레온. Frank Glaw

100여 년 만에 재발견된 볼츠코우 카멜레온. Frank Glaw

멸종된 줄 알았던 희귀 카멜레온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섬에서 발견됐습니다.

100여 년 전인 1893년에 이 카멜레온을 처음 발견한 탐험가 알프레드 볼츠코우의 이름을 따서 볼츠코우 카멜레온이라고 불리는 종인데요.

하지만, 이 카멜레온은 1913년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췄었죠. 세계야생생물보존협회(GWC)은볼츠코우 카멜레온을 꼭 찾아야 하는 사라진 25종의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그러던 중 2018년 마다가스카르 북서쪽을 탐험하던 연구팀이 멸종된 줄 알았던 볼츠코우 카멜레온을 발견했는데요. 유전자 확인을 통해 비로소 100년 전에 사라졌던 카멜레온이 다시 나타났다는 사실을 지난달 30일 과학저널에 공식 발표했습니다.

기분에 따라 색 바꿔…스트레스받으면 화려해져

볼츠코우 카멜레온 수컷의 모습. Frank Glaw

볼츠코우 카멜레온 수컷의 모습. Frank Glaw

볼츠코우 카멜레온 암컷의 모습. Frank Glaw

볼츠코우 카멜레온 암컷의 모습. Frank Glaw

흥미로운 건 이 카멜레온의 몸 색깔인데요. 수컷은 주로 초록색인데, 암컷은 화려한 색을 자랑합니다.

신기한 건 암컷이 기분에 따라 몸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꾼다는 겁니다. 보통 때는 이렇게 밝은 초록색이다가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점점 흰색부터 파란색, 보라색까지 몸 색깔을 화려하게 바꿉니다.

볼츠코우 카멜레온 암컷은 기분에 따라 색을 바꾼다. 암컷의 몸 색깔이 변화하는 모습. Frank Glaw

볼츠코우 카멜레온 암컷은 기분에 따라 색을 바꾼다. 암컷의 몸 색깔이 변화하는 모습. Frank Glaw

4~5개월밖에 못 살아…개체 수도 점점 감소

100여 년 만에 재발견된 볼츠코우 카멜레온. Frank Glaw

100여 년 만에 재발견된 볼츠코우 카멜레온. Frank Glaw

그런데 볼츠코우 카멜레온은 왜 100년 넘게 존재를 감췄던 걸까요? 여러 이유가 있는데 가장 슬픈건 카멜레온이 얼마 살지 못한다는 겁니다.

보통 카멜레온은 대부분의 시간을 알로 사는데요. 11월에 부화한 뒤에 폭풍 성장해 이듬해 1~2월에 알을 낳고, 2~3월에 죽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성체로 사는 기간이 워낙 짧다 보니 희귀 카멜레온 종을 찾기 어려운 거죠. 또한 남반부에 있는 마다가스카르는 이 기간이 우기라서 사람의 접근이 어려워 눈에 띌 확률도 낮습니다.

파충류 학자이자 탐험대를 이끈 프랭크 글로우는 “이렇게 아름다운 카멜레온이 오랫동안 실종됐다는 게 믿기 어렵다”며 “그들의 서식지가 우기 동안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데다, 카멜레온들은 몇 달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볼츠코우 카멜레온이 발견된 마다가스카르는 세계 카멜레온 종의 거의 절반이 서식할 만큼 카멜레온의 천국으로 불리는데요. 96종의 카멜레온이 지구에서 유일하게 마다가스카르에만 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잦은 산불과 벌목 때문에 카멜레온의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카멜레온의 개체 수도 점점 줄고 있다고 합니다.

탐험에 참여했던 자노텔리는“볼츠코우 카멜레온은 이 지역의 보존을 위한 강력한 깃대종”이라며“서식지를 우리가 살고 싶은 곳처럼 보호해야 하고, 이렇게 해야만 볼츠코우 카멜레온처럼 믿을 수 없는 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구 생태계에 화려한 색을 더해주는 카멜레온. 다시 사라지기 전에 이들의 낙원을 지켜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영상=왕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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