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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에스퍼 美국방장관 전격 트윗 해임…대선 패배 이틀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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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지 이틀 만인 9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마크 에스퍼는 해임됐다. 나는 그의 공직에 감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매우 존경받는 크리스토퍼 C 밀러 대테러센터 소장(상원에서 만장일치로 인준)이 국방장관 대행을 맡는다는 걸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즉각 효력이 발생한다. 밀러는 잘 해낼 것!"이라고 적었다.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은 해임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은 해임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2019년 7월 취임한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지 않는 ‘예스맨’으로 꼽혀 ‘예스퍼’(Yes-per)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6월 미국 전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발생했을 때 진압을 위해 연방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눈엣가시가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에스퍼 장관의 해임이 수개월 전부터 예상됐던 일이라고 전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사실상 패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승리를 선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 부정 개표 의혹을 제기하며 불복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11주, 약 70일 정도 남은 상태다. 대선 불복 움직임과 맞물려 보복성 인사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앙심과 두려움을 품은 레임덕에 빠진 현직자"라고 표현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는 1월 20일까지가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개표 중이던 지난 6일 보니 글릭 국제개발처(USAID) 부처장과 리사 고든 해거티 국가핵안보국(NNSA) 국장을 전격 경질했다. 에스퍼 장관까지 이에 포함되면서 '트럼프발(發) 숙청'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표출해 온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이 거론된다.

한편 미 일간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 소장과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 식품의약국(FDA)·질병통제예방센터(CDC)·국립보건원(NIH) 과학자 다수를 해고할 수 있다"면서 "그들은 과학과 사실을 따랐기에 트럼프 대통령한테는 충성심이 없어 보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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