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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민들 피부병 고통…6일째 물에 잠겨 전염병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난 6일부터 10일째 비가 내리고 있는 김해시 한림면.함안군 법수면 등 경남의 침수지역에는 15일 현재까지도 물이 빠지지 않아 주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미처 대피하지 못해 고립된 침수지역 일부 주민은 구조대원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전달해주는 생수와 컵라면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또 이들 지역에선 축사에서 흘러나온 분뇨와 썩어가는 가축 사체, 주택 보일러와 농기계 등에서 유출된 기름 등이 뒤섞인 황톳물로 농경지가 오염되고 수인성 전염병의 발병마저 우려된다.

15일 경남도 내에 평균 20여㎜의 비가 다시 내린 데다 상류 임하댐 등의 방류로 침수지역의 물이 빠지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피부병 심각=6일째 황톳물에 잠겨 있는 한림면 일대의 수재민들은 피부병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한림면 일대는 현재 9백20여 가구가 완전 침수되고 2백60여 가구가 고립된 상태다.

고립지역 수재민들은 생활용수는 물론 마실 물마저 부족한 데다 오염된 물에 노출된 생활을 하는 바람에 피부가 벗겨지는 등의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 여모(66.여)씨는 "손과 발 등에 생긴 피부질환이 허벅지까지 퍼졌고 피부가 다 벗겨졌다"며 "가려워 잠조차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라고 호소했다.

특히 면역성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들은 이상저온 현상으로 감기까지 앓는 복합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김해시 측은 의료진 24명을 동원, 한림면사무소와 수재민이 대피 중인 금곡초등학교 등을 순회하며 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 예방접종과 진료를 하고 있지만 환자가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주택과 상가 등이 물에 잠긴 한림면 시산리와 장방리 등지는 고무 보트 없이는 접근조차 어려워 의료 사각지대로 방치돼 있다.

함안군 법수면 6개 마을도 물이 빠지지 않아 내송.대평.문현 등 3개 마을은 아직도 고립된 상태다.

대평마을 4천5백여마리, 내송마을 1천7백여마리의 돼지 가운데 80% 가량이 물에 잠겨 집단 폐사했으나 방치되고 있다. 이 때문에 돼지 사체의 부패로 강물이 심하게 오염돼 전염병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온정 손길=15일 김해시에 따르면 한림면 수재민에게 전해달라며 전국에서 6억여원어치의 쌀과 라면 등의 수해의연품이 답지했다.

경기도 파주시 주민대표 8명은 1999년 수해 당시 구호품을 보내준 김해시민의 고마움에 보답한다며 생수.김치.라면 등 구호물품 1천여점을 직접 전달했다.

대한적십자사(총재 徐英勳)는 침수된 5천여 가구 2만여명에게 쌀.라면.담요 등 4억6천만원 상당의 구호품을 긴급 전달했으며, 2만6백여명의 봉사원들이 수해지역에서 이재민을 돕고 있다.

경남도는 인근 군부대와 함께 침수지역에 5천여명의 인원과 5백여대의 장비를 투입, 구호 및 복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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