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확산 속도 추적 앞서, 수도권 1.5단계 격상 위험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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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해 “확산 속도가 추적을 앞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도권의 경우 현재 1단계 거리두기를 적용하고 있지만 “1.5단계 격상 기준을 충족할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중대본 브리핑서 "환자 꾸준히 증가 양상 우려" #중국행 탑승객, 본인부담으로 검사 두 차례 의무화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1.1~7)간 국내 발생 환자는 일평균 88.7명으로 직전(10.25~31)의 86.9명보다 소폭(1.8명) 늘었다. 60세 이상 고령층 환자는 하루 평균 25.8명으로 일주일 전(22.7명)보다 3.1명 증가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연합뉴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1단계 하에서 사회·경제적 활동이 계속 확대되며 환자 수가 높아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관리 목표보다는 환자 발생이 낮은 수준이나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인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국내 발생 환자 수를 100명 이내인 두 자릿수로, 60대 이상 환자 수는 40명 이내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장관은 “대규모 확산을 억제하며 안정적인 대응을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감염재생산지수가 1 내외의 등락을 반복하며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방역당국의 추적과 억제 속도에 비해 조금씩 앞서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평균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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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도권 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진단했다. 박 장관은 “지역적으로는 수도권이 (확진자)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하루 평균 65.4명이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의 유행 확산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수도권의 경우 거리두기 1.5단계로의 격상 기준을 충족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143명 늘었다. 검사 건수가 전날(1만935건)의 절반 수준(5631건)으로 줄었지만, 전날보다 환자가 54명 늘면서 이틀 만에 세 자릿수대로 올라섰다. 국내 발생이 118명으로 서울(54명), 경기(23명), 인천(2명) 등 수도권에서 환자가 79명(67%) 나왔다.

최근 방역관리 상황 비교. 자료 중대본

최근 방역관리 상황 비교. 자료 중대본

검사 건수가 줄었는데도 확진자가 증가한 것과 관련 박 장관은 “대개 검사 수와 확진자 수는 비례하는 관계이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주로 확진 가능성이 높은 대상자를 검사했기 때문에 다소 높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또 “실내 생활을 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주고, 마스크 착용이 힘든 경우 주변에서 3밀(밀폐·밀접·밀집) 환경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해 감염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중국 가려면 코로나 PCR 2회 의무로 

한편 당국에 따르면 오는 11일부터 한국에서 출발하는 중국행 항공편 탑승객은 국적을 불문하고 코로나19 검사(PCR 검사)를 두 차례 받아야 한다.

박 장관은 “중국은 최근 자국 내 해외 유입 확진자 증가로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검역 조치를 강화한다고 통보했다”며 “이에 따라 11월 11일 0시부터 정기편 탑승객은 탑승일 기준 48시간 내에 2회 검사, 부정기편 탑승객은 탑승일 기준 72시간 이내 1차 검사 후 36시간 내 2차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PCR 검사 비용은 탑승객 본인 부담이며 1차와 2차 검사는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지정하는 각기 다른 의료기관에서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출발일 기준으로 72시간 이내에 발급받은 PCR 음성 확인서만 필요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우한행 항공편명이 나오고 있다. 뉴스1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우한행 항공편명이 나오고 있다. 뉴스1

박 장관은 “중국 입국 예정인 국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11월 11일 이후 항공편을 예약한 탑승객에게 개별 안내할 예정”이라며 “검사 2회 실시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음성 확인서의 조기 발급과 공휴일 검사 시행기관 확대에 대한 협조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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