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 줄기세포로 안구혈관 만들어

중앙일보

입력

골수 줄기세포로 쥐 안구에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내는 실험이 성공을 거둠으로써 실명 유발 질환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의 마틴 프리드랜더 박사는 의학전문지 '네이처-의학' 9월호에 발표될 연구보고서에서 쥐의 골수에서 내피전구세포(內皮前驅細胞)라고 불리는 줄기세포를 채취해 이를 쥐의 안구에 주입한 결과 이 줄기세포들이 성상교세포(星狀膠細胞)라고 불리는 망막세포에 달라붙어 새로운 혈관을 형성시켰다고 밝혔다.

프리드랜더 박사는 놀랍게도 이 줄기세포들은 기존의 성숙된 혈관에는 가지 않고 혈관이 혈성중인 곳에만 집중되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망막에 혈관이 없고 장차 혈관이 될 성상교세포만 가지고 있는 갓 태어난 쥐 새끼들에는 새로운 혈관 형성을, 망막이 손상된 다 자란 쥐들에는 신경교세포의 발생을 각각 촉진시켰다고 프리드랜더 박사는 밝혔다.

프리드랜더 박사는 이 줄기세포들은 성상교세포를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이 줄기세포를 주입하기 앞서 유전조작하면 안질환의 원인이 되는 불필요한 혈관의 성장을 차단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간 당뇨병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 나타나는 당뇨성 망막증과 노인실명의 가장 큰 원인인 황반변성(黃斑變性)은 망막의 혈관이 손상되어 일어나는 대표적인 안질환이다.

프리드랜더 박사는 이 방법이 사람에게도 적용된다면 안구의 손상된 혈관을 수리하거나 비정상 혈관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립안질환연구소의 망막질환치료실장 피터 더들리 박사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라고 논평하고 이 방법이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고 말했다. (워싱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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