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외도로 이혼 준비하다 딸과 극단선택 시도 40대, 집행유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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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법원 전경. 뉴시스

대구지방법원 전경. 뉴시스

남편의 외도로 이혼 준비를 하다 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 40대 여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진관)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중순 지적장애 3급 딸과 함께 차량 안에서 수면제를 먹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혐의로 기소됐다. 모녀는 당시 남편의 신고를 받고 인근을 수색하던 경찰관에 의해 발견됐다.

A씨는 양육 과정에서 쌓인 스트레스, 남편 외도로 인한 이혼 준비 등으로 우울감에 빠져 지내던 중 이혼 후엔 홀로 아이를 키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 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자녀는 부모로부터 독립된 인격체로서 스스로 생을 결정할 권리가 있고 그 누구라도 어떤 이유로도 이를 침해할 수는 없다"며 "정상적인 판단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태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을 살해하려는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동기에 특히 참작할 면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특별한 후유증 없이 건강을 회복한 점, 남편도 자신의 잘못이 일부 기여한 점을 인정하며 선처를 바라는 점, 깊이 후회하며 다시는 범행을 저지르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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