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조원 스판덱스 시장서 1위 굳히기…효성, 터키에 600억 추가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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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티앤씨 터키 스판덱스 공장 전경. 사진 효성

효성이 대규모 투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회복기 시장을 노린다.
효성그룹의 섬유·무역 계열사인 효성티앤씨는 터키 이스탄불 인근의 체르케스코이 지역에 600억원을 투자해 연 생산 1만5000t 규모의 스판덱스 생산공장을 증설한다고 2일 밝혔다. 내년 7월까지 증설이 완료되면 터키 스판덱스 생산능력은 약 4만t으로 확대된다.

중국 공장 돌자 유럽선 ‘재고 부족’

글로벌 의류 시장은 최근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감지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먼저 회복기에 접어든 중국이 전 세계 원사를 대거 사들이면서 유럽에서는 원사 재고 부족 현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효성은 대표 생산품인 스판덱스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살아나는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유럽 고객의 생산거점인 터키를 중심으로 유럽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적기”라며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확대해 부동의 세계 1위 위상을 굳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에 스판덱스 수요 급증

스판덱스는 고무처럼 신축성이 좋은 합성섬유로, 면·나일론 등과 함께 대표적인 의류 소재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와이어에 따르면 세계 스판덱스 수요는 매년 6~7%씩 성장하고 있다. 일반 섬유 성장률인 2~3%에 비해 두배 이상 빠른 속도다. 효성은 자사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를 앞세워 세계 스판덱스 시장의 32%를 차지해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인 ‘라이크라’는 약 10~12%로 다소 차이가 있다. 라이크라는 미국 듀폰사가 만든 스판덱스로 지난해 중국의 산동루이 그룹에 인수됐다.

효성 관계자는 “코로나 19 이후 재택근무 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실내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홈웨어나 요가·필라테스 등 실내 운동복인 애슬레저복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축성이 좋고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스판덱스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위기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효성티앤씨는 이번 증설로 약 750조원 규모의 글로벌 섬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1999년 중국 공장을 시작으로 유럽 시장은 터키, 미국·남미 시장은 브라질, 아시아 신흥국 시장은 인도, 아시아 전체 시장은 베트남에 각각 생산기지를 두고 대륙별 생산체제를 구축해 놓았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