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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파티 아무도 안왔던걸까" 오바마, 트럼프 군중유세 조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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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유세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조 바이든 후보를 지원하는 연설을 했다. 같은 날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위스콘신주에 이어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남편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원 유세를 했다. [AP=연합뉴스]

지난 3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유세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조 바이든 후보를 지원하는 연설을 했다. 같은 날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위스콘신주에 이어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남편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원 유세를 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그건 지도자의 언어가 아니다"

"트럼프, 어릴 때 생일잔치에 친구들 안 왔나"

미국 대선을 앞둔 마지막 주말, 경합주 유세장의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그동안 유세 현장에 잘 나타나지 않았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웨스트밴드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도 마다치 않았다.

유세장 잘 나오지 않던 멜라니아의 출동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날 멜라니아 여사는 바이든 후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악화를 '어두운 겨울'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그것은 지도자의 언어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바이든과 민주당은 미국이 두려움에 빠져 고장이 나기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기도 했다. 그는 "우린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위대한 진전을 이뤘다"면서 "도널드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우리 경제를 보호하고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인기 없는 결정을 내려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지난 3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루체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지난 3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루체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최근 결렬된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도 "민주당원이 또 다른 부양책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며 "이런 이기적이고 정치적으로 부패한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행정부가 다른 늪 같은 정치인들과 구별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위스콘신주 웨스트밴드를 시작으로 펜실베이니아 루체른도 찾아 연달아 지원 유세를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달 27일 펜실베이니아를 단독 방문해 첫 대선 지원 유세에 나섰다. 지난 6월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출정식을 제외한 첫 대선 유세였다.

WP "오바마 비난 중 가장 높은 수위"

지난 31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지원을 위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 31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지원을 위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이날 경합주인 미시간 연설 유세장에서 처음으로 바이든 후보와 동반 유세에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는 언론의 코로나 보도 방식을 시기하며, 이젠 의사들이 대유행으로 이득을 본다고 비난한다"며 "그는 누군가가 대가 없이 타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전까지는 즐기지 않았던 조롱을 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중 유세 방식을 꼬집으며 "군중 규모에 대한 그의 집착은 무엇인가"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는 여전히 내가 동원했던 취임식 인파보다 자신이 동원한 군중의 규모가 작은 것을 두려워한다"며 "다른 건 걱정할 게 없나, 그의 어릴 적 생일 파티에 아무도 오지 않았던 걸까"라고 조롱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 함께 미시간주에서 열린 드라이브 인 유세장에 나타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 함께 미시간주에서 열린 드라이브 인 유세장에 나타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현지 매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동안 해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 중 가장 수위가 높았다고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 "트럼프는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 취급을 한다"며 "트럼프는 자신의 자아를 충족하는 데 관심이 있지만, 바이든은 여러분과 여러분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데 관심이 있다"는 말로 바이든 지지를 촉구했다.

승부처 펜실베이니아서 치열한 유세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윌리엄스포트 공항에 마련된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윌리엄스포트 공항에 마련된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실상 미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격차가 좁혀지는 등 박빙 양상을 보이자 양측은 치열한 막판 유세전을 벌이고 있다. 양측이 생각하는 핵심 승부처는 펜실베이니아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멜라니아 여사와 마찬가지로 펜실베이니아에서 단독 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이어 24일과 27일 플로리다에서 유세한 뒤 나흘 만인 이날 바이든 후보와 함께 미시간 유세장에 등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선거 전 마지막 날인 11월 2일 플로리다주 남부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유세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미시간주 2곳에서 유세 일정을 소화했고 11월 1일과 2일 펜실베이니아를 찾아 필라델피아 등에서 유세를 할 계획이다. 바이든 후보는 민주당 우세 지역에서 이변 없이 승리를 거두고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등 북부 러스트 벨트만 탈환하면 남부 플로리다 등 선벨트의 결과와 관계없이 당선이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핵심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에서만 4곳에서 유세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플로리다와 북부 펜실베이니아에서 모두 승리해야 재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엔 러스트 벨트의 또 다른 경합지인 미시간과 위스콘신을 돌았고, 인근 미네소타주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전날인 오는 2일에 바이든 후보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 스크랜톤에서 유세할 예정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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