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신과서 과외 받는다?… 심리치료 인기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조모(16.고1)군은 중3 진학을 앞둔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송파구에 있는 J신경정신과에 다녔다.

정신질환 치료 때문이 아니었다.집중력 훈련 등을 통해 학교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였다.

"처음엔 '공부를 못한다고 정신병원에까지 데려오나' 싶어 부모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는 조군은 "그러나 다니다 보니 병원이라기보다 오히려 학원 같았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강남지역의 극성스런 주부들을 중심으로 소위 신경정신과 학습프로그램이 인기다.

학업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학습법을 가르치는 일종의 심리치료로, 5~6곳의 신경정신과에서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학업 향상 과정이다. 병원 명칭을 쓰지 않는 심리상담소들까지 포함하면 20여곳에서 성업 중이다.

정신질환의 일종인 학습발달장애 환자를 주로 치료하던 이들 병원.상담소를 2~3년 전부터 일반 학생들까지 찾으면서 생긴 또 다른 형태의 '과외'인 셈이다.

1997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J신경정신과 진태원 원장은 "예전엔 방문객의 60% 이상이 발달장애 등 질환이 있는 경우였지만 요즘은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하루 1백여명의 상담자 중 80% 정도가 성적이 처지거나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정상아들이라는 것. 그중 80%는 초.중학생이다.

초등학교 5년.2년생 남매를 C신경정신과에 보내고 있는 金모(41.여.잠실5동)씨는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데다 학습법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보낸다"며 "전문의에다 심리학자까지 있어 아이들 공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또 다른 형태의 치맛바람" 이라는 등의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S병원 임상심리전문가 宋모(35)씨는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에겐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관련정보 안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