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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1만명 보톡스 주사…계모임까지 만들어 "주름살 제거"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의사회는 지난달 14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주름살을 펴주는 보톡스(Botox) 주사 강연회를 마련했다가 놀랐다.

예상보다 두세 배나 많은 7백여명의 의사들이 참석해 빽빽하게 서서 듣는 상황이 된 것.

주름살에 직접 관련된 피부과.성형외과 외에 산부인과.가정의학과.정형외과.신경과.안과.이비인후과 등 다양한 과목의 의사들이 시술법을 배우러 대거 참석했다.

보톡스 열풍이 불면서 의료계에는 안과의 라식 수술 뒤를 잇는 '대박'의 기회가 되고 있는 것.

보톡스 주사를 맞기 위해 서울의 한 피부과를 찾은 중년 여성 K씨. 그는 동네 주부들과 보톡스를 맞기 위한 계 모임을 만들었다. 곗돈을 타는 날 한달에 한 명씩 보톡스 주사를 맞는다.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의원에는 매일 12~15명이 보톡스 주사를 맞고 간다.

이 곳 의료진은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연예인 대부분이 '상한가'를 유지하려 보톡스 주사를 맞는다고 볼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연예인 중에는 보톡스로 사각턱을 교정받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다른 피부과의사는 "카드 빚을 내 보톡스 주사를 맞으러 오는 사람도 있다"고 말한다.

올해 각종 선거에 출마하는 정치인 상당수가 이미지 개선을 위해 보톡스를 맞고 있다고 의료계는 전한다. 보험사와 카드사는 '성형보험'상품도 내놨다.

보톡스는 부위별로 1회당 40만~60만원이 들어 부담이 크다. 또 4~6개월 지나면 약효가 떨어져 다시 맞아야 한다.

보톡스 바람은 지난 4월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보톡스를 미용 목적으로 공식 승인하자 확산되고 있다.

보톡스 수입 판매회사인 디엔컴퍼니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을 기준할 때 1999년 1백2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올해엔 7백2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매달 8천~1만여명이 보톡스 주사를 맞고 있다.

보톡스란 근육을 마비시키는 보툴리눔 독소를 희석시켜 주름살을 펴는데 사용하는 치료제.

최근 사각턱 교정과 얼굴 축소, 다한증(多汗症).근육통.몸매 교정 등의 치료로 쓰임새가 늘어나고 있다.

보톡스 열풍은 미국이 진원지다. 2000년 미국에서 이뤄진 미용성형수술 5백70만건 가운데 보톡스 주사가 19%로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보톡스가 비아그라를 능가하는 대히트를 기록할 것"이라며 "미국이 주름없는 나라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멍.두통.궂은 표정.부종.눈썹 처짐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고려대병원 A교수는 "일부 연예인의 입술이나 표정이 어색한 것은 보톡스 주사를 잘못 맞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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